제가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허리가 구부정한75세의 할머니 한 분이 혹시 참여할만한 교육이나 활동거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명동 사무실에 찾아오셨습니다. 마침 저희 기관에 여성노인의 여가활동을 스스로 계획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자기 소개를 하시면서 자신은 한평생 집안일을 하며 지내왔고, 지금도 아들과 며느리가 맞벌이를 하고 있어 집안일과 손주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데다 건강도 그리 좋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이 사회는 연세가 많은 여성노인에게 암묵적으로 끝도 없는 부담을 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분도 여가를 즐기며 사회생활을 하고, 건강할 권리가 있는데… 그 할머니는 수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당뇨도 없어지셨고, 신앙생활을 시작하여 세례도 받았습니다. 이제는 글쓰기 능력을 재발견하여 편지로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하기도 하십니다. 가족들은 할머니가 여가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적극 받아들였고, 할머니는 이제 가사일과 손주들에게서 완전 해방되었다고 하십니다. 할머니께서 삶이 바뀌어 행복하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이 활동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 분처럼 모든 여성노인들이 행복하게 되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