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축제기간 중에 ‘사랑마라톤’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문성학 학생을 만나보았습니다.

 

포항에 계시는 장애우들을 학교로 초청해서 재학생들과 2인 1조로 걷는 행사입니다. 학교 정문을 출발해 곡강을 지나 흥해읍으로 가는 길 중간까지 왕복5km 거리입니다. 포항시 관내 10개 기관에서 120명의 장애우 분들과 30명의 보호자, 그리고, 재학생 자원봉사자 180명이 함께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랑마라톤’ 행사에 참여하는 봉사자 모두가 다른 어떤 것도 바라지 않고 오직 자원하는 마음, 섬기는 마음만으로 함께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180명의 자원봉사자들 중에는, 일학년 학생들이 상당한 숫자가 있고, 2~3학년보다 4학년 졸업예정자들이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한동의 섬김문화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일학년들과 졸업하기 전에 자원하는 마음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는 이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한동의 아름다운 문화로 자리잡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축제가 끝나고 나면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행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일학년 친구 하나가 다른 친구를 통해 전해 받았다고 하면서 5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가져왔습니다. 너무 놀랍고 고마워서 이 돈이 어떻게 모인 돈인지 자세한 이야기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어느 기도모임에 참석했던 일학년 학생이 그 기도회에서 ‘사랑마라톤’에 대한 소식을 듣고는 이번 한 학기 동안 쓸 책값과 용돈으로 집에서 받은 백만원의 절반을 뚝 떼어서 저희 팀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고 하더군요. 적지 않은 교과서 값을 빼면 거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50만원을 선뜻 내어놓았으니, 그 친구는 이제 한 달에 고작 몇 만원으로 생활하지 않겠습니까? 만약에 저였으면 그 순간에 얼마를 내어놓으면 내가 큰 타격 없이 지낼 수 있을지 이래저래 계산기를 두드렸을 겁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일이 있은 후부터 여러 교수님들과 학생들의 모금이 이어졌고, 한동신문과 방송국, CRA 등에서도 아무 대가 없이 행사를 알려주시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다 보면 언제나 ‘인력’과 ‘재정’의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특별한 예산이 없이 ‘일단’ 일을 벌려 놓은 저희들에게 하나님은 놀라운 예비하심으로 재정을 준비해주셨습니다. 학교의 지원금이 있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여전히 절반 가까운 예산이 필요한 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외부업체들의 스폰서를 받아보려고 큰 기업들과 관공서, 그리고 학교 인근의 업체들을 찾아 다녀봤습니다만, 번번히 거절당하거나 아니면, “그러면, 지원의 대가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이냐?’고 물으시는 바람에, 차라리 순수한 모금 활동으로 예산을 꾸리기로 했습니다. 일단 팀에서 과일을 팔아서 모은 돈과 많은 학생들과 재학생들이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모금을 해주셔서 재정문제가 해결 되었습니다.

 

팀 후배들과 함께 근처 중국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행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저희 대화를 들으시더니 “학생들이 의미 있는 일을 준비하는 모양인데 이렇게라도 조금 보탬이 되면 좋겠다.” 하시면서 흰 봉투를 하나 내미셨습니다. 얼떨결에 받아 들고 보니 10만원 짜리 수표가 두 장이나 들어있더군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외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고 순수한 모금활동만으로 재정을 충당하기로 한 저희들에게 참 힘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마라톤 행사준비를 통해 우리 한동인들 안에 내재된 가능성들을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한동 Spirit’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마라톤’처럼 촉매제가 되는 계기만 있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방법으로든 봉사의 삶을 실천하려는 에너지를 보았습니다.

         한동 ‘사랑마라톤’. 11월 6일, 금요일 아침 10시입니다! 꼭 같이 달리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함께 사랑을 나누고 한동만의 특별한 정신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손이 선을 베풀 힘이 있거든 마땅히 받을 자에게 베풀기를 아끼지 말며 네게 있거든
이웃에게 이르기를 갔다가 다시 오라 내일 주겠노라 하지 말며 (잠언 3: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