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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상자 ...ing

   지난 2007년부터 매월 십 만원씩 후원을 해주신 정인숙 후원자님께서 올해 1월부터 매월 백만원으로 기부금액을 올리셨습니다. 적지 않은 돈을 매월 기부하시는 일에 감사한 마음과 함께, 무슨 이유로 이렇게 기부금액을 크게 올리셨을까 하면서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경상도 억양이 제 귀에 닿았습니다. 한동인들을 대신해 감사를 드린다는 제 이야기에 정인숙 후원자님은 연신 겸손해하시며 쑥스러워하셨습니다. 처음엔 학부모님이신가 싶었는데 뜻밖에도 한동대를 다니는 자녀들도 없을 뿐더러 학교를 직접 찾아온 적도 없었다고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한동대학교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느 집사님께서 제게 선물하신 갈대상자라는 책을 읽고 난 후였습니다. 그 후에 제가 출석하는 사랑의 교회의 특별새벽기도회에 참석을 하던 어느 날 새벽에 김영애 권사님께서 강사로 오셔서 말씀을 전하셨는데 새벽예배를 마치고 나오자 교회 앞마당에서 갈대상자 후원용지를 나누어 주길래 받아왔습니다.

   으레 받게 되는 후원용지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갈대상자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와, 또 김영애 권사님의 말씀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감동을 주셨던 것이었죠. 그 달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십 만원씩 한동대에 후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는 정말 평범한 주부입니다. 콩나물 값을 아끼고 자가용도 안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어떻게든 돈을 지혜롭게 쓰려고 고민하며 사는 사람이지요. 하지만, 한동대 같이 하나님의 인재를 잘 키워내는 대학이라면 마음뿐만 아니라 제 재물도 함께 드리고 싶었습니다.

   십만원이라는 돈도 적은 돈이 아니었기에 다달이 기부금을 내러 은행에 가면 솔직히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들 때도 있고,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유혹이 들 때도 있어서 아예 자동이체로 신청을 해버렸습니다. 처음 먹은 마음이 변치 않도록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언제부턴가 저는 그 분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보냈던 무를 기억하시곤 처음 받은 때가 생각나셨던 듯 굉장히 즐거운 목소리로 그 때를 떠올리며 이야기 하셨습니다.

   "가을에 감사의 표시로 주신 무는 정말 특별한 선물이었습니다. 사실 시장에 가서 사면 오천원도 안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한동대에서 받은 그 무는 제게 또 다른 기쁨을 주었어요. 귀한 무를 어떻게 하면 잘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그러고 보니 저도 감사를 드리네요. 보내주신 무, 잘 먹었습니다!"

   감사를 드리기 위해 드렸던 전화에서 오히려 감사를 받게 되다니...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으로 후원하시는 손길 덕분에 한동이 더욱 한동답게 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고 제 마음은 감동과 감사로 벅차 올랐습니다.

   정인숙 후원자님은 올해 들어 특별한 결심을 하셨다고 이야기하시며 한동을 향한 사랑의 당부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지난 연말에 하나님 앞에서 새롭게 결심한 것이 있어서 한동대에 기부금을 열 배 더 올려서 내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시키신 대로 하는 것뿐이니 제게 감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제가 앞으로도 제가 기부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꼭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동이 처음 마음을 변치 않고 계속해서 하나님의 사람들을 잘 키워서 배출해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한참 동안 창 밖의 비전광장을 바라보고 서 있었습니다. 자녀를 보내신 것도, 큰 사업을 하시는 것도 아닌, 한동과 큰 연관도 없어 보이는 평범한 한 주부의 결심과 후원이라 그런지 하나님께서 한동에 거는 소망과 기대가 그분의 말씀을 통해 더욱 엄중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기부자님과 나눈 짧은 통화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국제어문학부 박혜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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