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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생소한 국제개발협력(ODA)분야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동문이 있습니다. 바로 조이슬 동문입니다. 원조를 통해 어려운 나라를 돕는 과정을 투명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직접 시민들과 만나 캠페인을 하며 매월 ODA관련 매거진을 만들고 있다는데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확신을 얻고자 노력하는 조이슬 동문을 만나봤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07학번 조이슬이라고 합니다. ‘순수 국제’라고 불리는 국제어문학부를 전공했고요. 사실 고등학생 때 이과 공부를 했던 터라 제 첫 전공으로 생명과학부를 선택했었는데, 학부에서 제공하는 여러 기초 과목을 듣다가 국제지역학 수업과 적성이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결국 진로를 선회했답니다. 졸업 후 지금은 전공을 살려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국제개발협력(ODA) 정책과 사업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는 정책 애드보커시 단체인 ODA Watch에서 일하고 있어요.



ODA Watch라는 곳은 어떤 곳인가요?
아마 많은 분이 들어보시지 못했을 것 같은데요.(웃음) 우선 ODA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ODA는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준말로 국내에서는 ‘공적개발원조’로 불린답니다.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어려운 나라들을 돕기 위해 제공하는 원조를 지칭하는 말인데요, 저희 단체는 ‘ODA Watch’라는 이름처럼 한국 ODA가 개발도상국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제언하고 사업을 모니터링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특히 시민단체(CSO: Civil Society Organization)인 만큼, 시민운동을 통해서 정책변화를 일구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ODA라는 분야 자체가 워낙 협소하기도 하고 다소 전문적인 배경 지식을 요구하기도 해서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설득해나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대중의 참여를 독려해내는 것을 항상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답니다. 본질을 놓치지 않고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ODA Watch에서 담당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정책 애드보커시를 담당하고 있어요. 말 그대로 한국 ODA 정책 중에서 개선과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제언하는 역할인데요, 애드보커시(advocacy)란 ‘ODA 사업으로 인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대신해서 목소리를 전달하고 옹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떠한 사안이나 의제에 대한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보통 정책보고서를 발간, 토론회나 포럼 개최, 성명서/논평/제언서 등을 배포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해요. 캠페인의 하나로, 거리에서 직접 시민들을 만나고 정책 관련 서명을 받기도 하고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답니다. 아, 그리고 제가 학교에 다닐 때 학보사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의 경험 덕분에 매달마다 OWL(ODA Watch Letter)이라는 기관의 매거진 발간도 담당하고 있어요.

학교에서의 경험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말씀해 준다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저의 한동 생활에서 학보사 경험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데요. 무엇보다 정말 재미있게 활동했고 당시에는 학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제공한다는 나름의 신념을 지니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기사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마감의 압박과 매 호 기사 아이템 발굴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 일을 지금도 하고 있네요.(웃음) 제가 담당하고 있는 매거진 발간 업무도 학보사 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답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ODA)의 발전을 위해서 때로는 비판적인 관점에서 문제도 제기하고, 사안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를 작성하기도 하고요. 학보사에서의 경험이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관점을 형성하는 측면에서도 자양분이 된 것 같아요.



현재 하는 일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아무래도 전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국제어문학부에서 공부하면서 정치, 사회적인 이슈를 접하곤 했는데 당시에는 너무 먼 것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배움 자체에 재미가 있었지만 수많은 이론이 그저 책 속의 이야기 같고, 정말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인지 잘 모르겠고. 여러 이론이나 원리들이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저의 삶 속에서 체험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어요. 그래서 졸업 전에 한 학기를 휴학하고 난민, 인권 이슈를 접할 수 있는 여러 NGO에서 활동을 해보기도 했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지금의 단체와 연이 닿게 된 것이지요.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라기보다는… 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동하다 보면 우리 학교 선배님들을 많이 뵙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속한 단체 활동의 특성상 정부기관이나 다른 NGO 실무자분들과 마주치게 되는 기회가 많은데요. 직접 선배님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다른 기관 분들로부터 본인이 활동하는 단체에 ‘한동대학교 출신’이 많다는 이야기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학교가 Global University를 지향해서 그런가요?(웃음) 직접 만나 뵙고 건너 들을 때마다 정말 반갑고, 자랑스럽고 하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한 걸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 없어요.(웃음) 제가 활동하는 분야에서 이제 갓 3년이 된 초심자인 만큼, 말 그대로 초심을 생각하면서 제가 왜 이 활동을 시작했는지를 끊임없이 스스로 물으면서 일하려고 해요. 생각하면서 일하지 않으면, 매 순간 밀어닥치는 일에 휩쓸리게 되더라고요. 제가 하는 일을 통해서 단체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만큼 이 안에서 저 또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자기 삶에 확신을 하면서도 고집스럽지 않고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 삶의 목표인데요. 지금의 경험을 통해서 그 기틀을 쌓아나가고 싶어요. 기틀이 잡히면 다른 분야에서의 경험도 해보고 싶고요.

선배님과 비슷한 비전과 진로를 가지고 있는 학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비록 짧은 경험이지만,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매우 역동적이고, 활기찬 분야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분야 자체가 워낙 다양한 이슈와 주제를 포괄하고 있다 보니 일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경험하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분야에서 활동하시면 많은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한동아카이브
글_임동진(08) | 디자인_김진경(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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