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와 하나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김초롱 동문(콘텐츠융합디자인학부 03학번)은, 일상 속에서 만난 하나님과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전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한동에서 신앙과 창작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음을 경험한 그는, 졸업 후에도 웹툰과 굿즈, 전시를 통해 믿음을 나누는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림을 통해 하나님을 전하는 고민과 기쁨, 그리고 앞으로의 꿈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초롱이와 하나님” 웹툰을 연재하며 크리스천 굿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한동대학교 콘텐츠융합디자인학부 03학번 졸업생 김초롱입니다.
Q.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2015년 갓피플 웹툰을 통해 시작된 『초롱이와 하나님』 웹툰을 현재까지 연재하고 있으며, 같은 이름으로 크리스천 굿즈 브랜드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인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매주 미술 수업을 진행하며, 일러스트 페어 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원래 그림이나 창작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학교 교과서 표지에 만화를 그리거나, 귀퉁이에 그림을 그리던 학생이 있지 않았나요? 제가 그런 학생이었답니다. 중학교 때부터 만화가가 꿈이었고, 캐릭터 제작도 관심이 아주 많았습니다. 특히 캐릭터, 굿즈를 너무 좋아해 일본 유학 상상하며 일본어 공부도 열심히 했고요.
Q. 한동대학교에 입학하신 배경은 무엇이었고, 전공선택은 어떻게 하셨나요?
미술대학에 가고 싶어서 미술을 꾸준히 했는데 고3이 되었을 무렵 개척교회의 딸로 지내며 입시미술을 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아 일반대학에 지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미래가 한순간에 무너졌던 고등학교 2학년의 2월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한 후,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입학한 한동대학교에서 한스트 때 디자인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디자인학부를 고민 없이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수업이나 활동, 신앙적으로 특별했던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우울증이 깊었던 대학시절,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갈망으로 여러 신앙 공동체에 한두 번 가봤던 기억이 납니다. 하심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 명씩 돌아가며 한 주간 있었던 일을 나누는 시간이었어요.
저는 너무 깊은 우울에 빠져 한마디도 할 수 없었는데, 모두 은혜받은 이야기, 감사한 일을 나누는데 우울증으로 매일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저는 딱히 할 말이 없었어요. 제 차례가 왔을 때 도망가고 싶었죠. 그렇게 모임을 마치고 나오는데, 친구가 제게 “하나님께서는 네 엄마보다, 아빠보다 더 너를 사랑해!”라고 말해줬어요. 그 말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정말일까?’하는 마음과 함께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듣는 것이 큰 감동이 있었죠. 너무나 평범한 하루의 한마디가 지금까지도 기억하는 특별한 순간입니다.
Q. 그림과 신앙이 만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졸업 후 주님의 은혜로 우울증을 치료받았고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하여 무언가 드리고 싶었어요. 내가 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만화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싶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많지만 15년 전만 해도 웹툰으로 크리스천의 일을 그리는 것은 주보나 삽화뿐, 일반 성도에게 닿을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책을 봐도 너무 대단한 선교사님과 목사님의 이야기가 가득한데, 저처럼 일반 성도의 이야기를 그려도 될까? 하는 고민이 있었죠. 하지만 저처럼 회사를 다니며 갖는 고민, 문제들을 솔직하게 나누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림을 갓피플에 연재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초롱이와 하나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 특별한 이유나 시작 이야기가 있을까요?
갓피플 웹툰 코너에 ‘작가 지원’을 보았을 때, 특별한 이름도, 캐릭터도 마땅히 없었어요. 그래서 얼굴에 머리카락을 꼬불꼬불하게 3분 정도 그려보고, 저와 하나님 이야기니까 ‘초롱이와 하나님’이라고 지어보자 하고 아주 빨리, 간단히 정해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2011년 1월 27일, 제 생일과 동일한 날짜에 갓피플에서 웹툰 승인 후 첫 업로드를 해주셨어요. 지금까지 할 줄 알았다면 다른 이름으로 해볼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된 것이 지금은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에요.
Q. 지금은 어떤 작업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계신가요?
지금은 sns ‘초롱이와 하나님(@chorongandjesus)에 웹툰을 꾸준히 연재하고 있습니다. 코엑스에서 가장 크게 열리는 일러스트 페어에도 참가하고 있는데요, 전국에 있는 전시장에서 많을 때는 1년에 8번 참가하면서 크리스천 브랜드를 알리고 교회 안과 밖에서의 사람들을 만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책은 ‘초롱이와 하나님(아 하바)’, ‘초롱이는 하나님 바라기(규장)’, ‘잠시 멈추고 숨을 쉬어도 돼(규장)’을 출간하였습니다. 요즘은 수련회나 교회에서 초정해주셔서 간증을 통해서도 주님을 전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작업 중 특별히 의미 있었던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작업이 끝난 후 어떤 울림이나 변화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주로 참가하는 일러스트 페어는 4일 동안 10만 명 이상이 관람하는 큰 전시인데요, 1000개가 넘는 작가 부스 안에서 ‘초롱이와 하나님’이라는 이름으로, 종교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이름으로 참가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교회를 향한 혐오의 눈빛, 들려오는 수많은 말이 무척 가슴 아프게 했죠.
하지만 2019년부터 참가하면서 지금까지는 관람객과 작가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음을 느껴요. 길에서 어떤 전도지, 전도 상품을 나누어주어도 전달되기 어려운데, 페어에서는 말씀이 담긴 귀여운 스티커나 관련 굿즈를 무료로 나눠드리면 많이 가져가시곤 한답니다. 한 번이라도 생명이 담긴 말씀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무척 감사한 일이죠.
특히 “전 무교인데 굿즈가 너무 예뻐서 샀어요”라고 하신 분들도 많았고, 불교인데도 예뻐서 정기적으로 방문해 주신다고 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페어를 통해 무교이신 분들이 느끼는 기독교의 높은 담을 허물고 주님을 전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Q. 작가로서 겪은 어려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sns에 웹툰을 연재하면서 악플로 인해 공황장애가 생긴 적이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시간과 장소에서 핸드폰을 통해 보는 악한 말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말들이었죠. 절 더 어렵게 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리스천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독교인을 보면 숨을 쉴 수없이 공포가 밀려온 적이 있어요. 크리스천 콘텐츠를 하면서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의 말에 상처받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기독교인들에게만 나쁜 말을 들을 줄 상상도 못 했던 것이죠. 참 오랫동안 괴로웠고, 이 일을 통해 안전한 공동체를 하나님께서 만나게 해주셨어요. 덕분에 저는 정신적으로 더 단단해지고,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Q. 지금 하시는 작업에 한동에서의 경험이나 배움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한동에서의 삶은 마치 가족과 함께 지내며 자연스럽게 남았던 습관처럼 남아있는 것 같아요. 특히 김영길 총장님께서 늘 말씀하셨던 ‘배워서 남 주자, Why not change the world?’는 좌우명처럼 기억하고 실천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크리스천 웹툰 작가로, 비즈니스 선교사로 현재를 지내며 미술대학이 아닌 한동대에 보내주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놀랍고 감사할 뿐입니다.
Q. 아이디어나 메시지는 주로 어떤 방식으로 떠올리고 기획하시나요?
위에 말씀드린 새로운 공동체는 선교사님을 돕는 선교사역에 집중한 선교팀입니다. 지치고 번아웃이 오신 선교사님을 찾아가 회복하도록 돕고, 그 땅을 다시 한번 변화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시도록 돕는 사역이죠. 저희 팀은 1년에 6번 단기선교를 가기 때문에 늘 영성훈련을 받고 있는데요, 작년 2024년의 훈련은 하루 기도 2시간의 훈련이었어요. 웹툰 연재와 굿즈 사업, 강의와 격월로 가는 단기선교 등 바쁜 일정 가운데서 매일 두 시간의 기도를 채우는 것은 쉽지 않았죠. 그런데 작년에 가장 사업이 성장했던 해였고, 이때 기도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얻었어요. 두 시간 기도를 해보니,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기도밖에 없음을 깨달았답니다. ‘기도가 답이다!’이 말의 뜻을 이제는 알 것 같아요.
Q. 그림을 통해 하나님을 전할 때, 가장 고민하게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하나님 앞에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에요. 기독교 관련 툰을 올리고 사업을 하면서 나는 거룩을 추구하는 삶을 살지 않는다면, 보기에 좋은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에 매일 주님 앞에 납작 엎드려 주님이 주되심을 고백하며 주의 제자로 삶을 살아내는 것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sns를 통해 대중에게 인정받는 삶이 아닌,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삶을 사는 주의 자녀가 되고 싶습니다.
Q.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성과 꿈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가고 계신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현재 제가 속한 선교팀에서는 1년에 6번 단기선교를 가고 있는데요,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전 세계에 있는 선교사님을 찾아뵙는 것이 저희의 목표예요. 그래서 한 달에 1주는 선교, 나머지 3~4주는 굿즈 사업을 하며 지속적으로 선교사님을 섬기고픈 꿈이 있습니다. 현재 굿즈의 수익은 모두 선교사님께 드리고 있는데요, 사업도 더 확장되어 더 많은 재정을 선교지에 드리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앞으로 지속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굿즈를 제작하고, 전시하며 평생 선교사님을 섬기며 살고 싶습니다.
Q. 예술이나 디자인 분야로 진로를 고민하는 한동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저는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그림을 하면서 창세기의 말씀을 떠올려요.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가장 먼저 하신 일을 말씀하신 것이 천지창조인데, ‘아름다움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가장 완벽한 자연과 모든 것을 창조하신 그분을 닮아 나도 이렇게 창작을 하는구나, 난 역시 주님의 딸이야!’ 이렇게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창조하신 주님께 지혜를 구하며 창작 활동을 한다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지경으로 인도해 주시리라 믿어요. Why not change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