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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언약 동문(전산전자공학부 13학번)은 네이버웹툰에서 국내 웹툰 서비스의 백엔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술 블로그와 개발 커뮤니티 ‘데브 이벤트’를 운영하며 지식 나눔과 후배 개발자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실무와 커뮤니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고언약 동문에게 개발자로서의 성장 과정과 나눔의 가치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동대학교 13학번이자 네이버에서 웹툰을 서비스하는 네이버웹툰 법인에서 국내 웹툰 서비스의 백엔드 개발을 맡고 있는 개발자 고언약입니다.

Q. 현재 네이버에서 맡고 계신 업무는 무엇인가요?

저는 네이버 웹툰에서 국내 웹툰 서비스를 담당하는 백엔드 개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국내 웹툰은 올해로 20년을 맞이하며 오랜 기간 많은 사랑을 받아온 서비스입니다. 최근에는 웹툰을 영상처럼 감상할 수 있는 신규 기능 프로젝트에 참여하였습니다.

Q. 현재 업무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백엔드 개발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프론트엔드나 앱 개발에는 큰 흥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학부 시절 백엔드 보안을 공부하면서 더 깊이 파고들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백엔드 개발자가 되고자 결심했습니다. 또한 전산전자공학부에서 컴퓨터공학 심화 과정을 공부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네이버 웹툰은 많은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일하고 있습니다.

Q. 개발자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전 직장인 11번가에서 담당했던 판매자 회원가입 시스템 개편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가입 기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예외 처리와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이 얽혀 있는 회사의 매우 중요한 서비스입니다.

제가 프로젝트를 맡았을 당시, 가장 큰 어려움은 시스템이 2008년 처음 만들어진 이래로 한 번도 제대로 된 개편 없이 기능만 덧붙여진 상태였습니다. 수만 줄의 코드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고, 주석이나 문서조차 거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익숙한 Spring 프레임워크가 아닌 다른 Java 웹 프레임워크로 개발되어 있어 낯설었습니다.

Q. 그 프로젝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가입 과정에서 잘못된 데이터가 저장되면 고객분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드를 역으로 따라가며 숨겨진 비즈니스 로직을 추적해 문서로 정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저에게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첫째, 미래의 동료와 회사 서비스를 위해 항상 좋은 코드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읽기 어렵고 관리되지 않는 코드가 큰 기술 부채로 돌아온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좋은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고 공부하였고 그 이후로 항상 코드의 가독성과 유지보수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둘째, 어려운 문제일수록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야 크게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꺼려하던 낡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편하면서 코드를 깊게 이해하게 되었고, 이후 프로젝트에서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Q.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시게 된 계기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기술 블로그가 지금처럼 많이 대중화되기 전인 2017년부터 꾸준히 글을 써 왔습니다. 저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속도는 남들보다 다소 느린 편이지만, 한 번 학습하면 끝까지 파고들어 완전히 이해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한번 완벽하게 공부하고 뒤돌아보면, 이렇게 설명하면 훨씬 쉽게 이해될 텐데 왜 이렇게 설명하는 사람이 없을까 하는 의문이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서 ‘배워서 남주자’라는 한동의 가치에 따라, 가능한 한 쉬운 언어와 구조로 설명하는 글을 쓰는 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글로 공부한 것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제가 모호하게 공부한 부분이 드러나고, 그 빈틈을 메우는 과정을 통해 다시금 한 번 더 학습하게 되었습니다.

Q. 기술 모임도 주도하여 진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모임인지 말씀해주세요.

현재 개발자 행사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기술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술 모임의 시작은 5년 전, 제가 개발자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였습니다. 놀랐던 점은 대학생과 신입 개발자를 위한 행사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다니던 회사는 백엔드 개발자가 저, 사수, CTO뿐이어서 성장에 대한 막연한 외로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여러 개발자 행사에 참여하고, 참석한 행사를 GitHub에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점점 많은 분이 찾아주셨고, GitHub 스타는 8,600개를 넘어섰으며 2년간 GitHub Trending에 소개되었습니다. 이메일 구독자도 3,500명에 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규모가 되어, 한동대 지인을 시작으로 지금은 더 다양한 분들과 함께 웹과 앱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Q. 개발자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개발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많지만, 기술적인 부분과 비기술적인 부분에서 각각 한 가지씩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기술 역량으로는 컴퓨터공학(CS) 기초 지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외부 활동이나 프로젝트에 집중하다 보면 전공 공부를 소홀히 하기 쉽지만, 탄탄한 CS 지식 없이는 깊이 있는 개발자가 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 사용을 넘어 성능 최적화, 장애 원인 파악, 더 나은 시스템 설계가 필요합니다. 운영체제, 네트워크, 자료구조, 알고리즘 같은 기초 지식이 있어야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으며, 기술 문서 이해에도 필수적입니다.

비기술 역량으로는 타 직군과의 소통 능력을 들고 싶습니다. 개발자는 혼자 코딩만 하는 직업이 아니며, 기획자나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설명할 때는 쉬운 언어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하며, 필요한 기술이나 개발 방법을 팀에 설득할 때도 논리적 설명이 중요합니다. 개발자는 혼자가 아닌 팀과 함께 문제를 해결합니다.

Q. 현재 개발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트렌드나 기술, 혹은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분야가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현재 가장 큰 관심사이자 큰 트랜드는 AI입니다. 저 또한 회사 업무에서 AI를 적극 활용하여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문서화의 품질을 올리고 개발부터 테스트 코드 리뷰까지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서 관심을 두고 학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활용이 충분하지 않은 영역이 많다고 느낍니다.

아직 자신의 관심 분야를 발견하지 못한 대학생들도 참여하면 도움을 많이 될 좋은 IT, 개발자 관련 행사들이 많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개발자 행사가 열리는지 알고 싶으시다면, 제가 운영하는 ‘데브 이벤트’를 구글에 검색해 보시면 국내에서 열리는 IT, 개발자 행사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후배 개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대학 시절 꼭 해보길 권하고 싶은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20살부터 26살까지 1,000권의 책을 읽었고, 그때 쌓은 지식과 생각이 지금까지 삶과 일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제가 도움받았던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책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기술 서적뿐 아니라 인문, 사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이는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둘째, 개발자는 소통으로 일 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으면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고,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훈련이 됩니다. 이는 다른 직군과 협업하고 설득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AI 시대에 경쟁력 있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책을 읽어야합니다. AI가 코드를 작성하는 시대에는 단순히 코드를 잘 쓰는 것보다 기술의 필요성과 사회·비즈니스 기여를 고민하는 능력이 중요하며, 이런 통찰은 독서에서 나옵니다.

Q. 앞으로 어떤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으신가요? 향후 비전과 목표,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 질문은 면접에서 항상 받는 질문입니다. 사실 큰 비전이나 목표는 없지만, 하나 나누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규모 서비스를 운영하며 얻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다른 주니어 개발자를 성장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는 매달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규모로, 이런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개발하는 경험은 책에서 얻기 힘든 지식입니다.

앞으로는 이 경험을 정리하고 공유하여, 저와 비슷한 기술적 도전에 직면한 후배 개발자나 동료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기술 블로그, 컨퍼런스 발표 등을 통해 지식을 나누고, 유능한 개발자들이 성장하도록 돕는 사람이 되어 개발자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