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학교 제8대 총장 박성진은 ‘크리스천 혁신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부임했다. 그는 신앙 중심 교육과 글로벌 연결을 강조하며, 한동대학교가 시대를 이끄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의 삶과 한동대학교의 미래 방향, 그리고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Q. 안녕하세요, 총장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총장으로 취임하신 소감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하게 된 박성진 입니다. 저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에서 학부부터 박사까지 학위를 마친 뒤, 선후배들과 함께 미국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운영했고, 이후 2009년 포스텍 교수로 부임해 산학협력과 벤처 생태계 구축에 힘써왔습니다. 올해 한동대학교 8대 총장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한동대학교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만큼, 하나님의 대학인 한동대학교의 총장으로 부임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에 따르는 무거운 책임감도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Q. 총장님께서 한동대학교 총장으로 부임하시기로 결심하신 이유와 과정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벤처기업을 창업하며 '이 시대의 핵심 시대정신은 무엇인가'를 꾸준히 고민해 왔습니다. 저는 그것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엔비디아, 구글 같은 혁신 기업이 계속 등장하지만,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그러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플랫폼을 이해하고 활용할 혁신 세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때부터 싹텄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3월, '크리스천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한동대학교는 여러 고난의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교단의 학생들이 모인 공동체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범위의 크리스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네트워크를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가능성에 큰 비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확신이 총장 지원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을 경험하신 입장에서, 한동대가 다른 대학과 가장 다르다고 느끼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희가장 큰 차이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에 있습니다.
우주의 천체 운행을 연구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스티븐 호킹 박사는 무신론자였습니다. 그는 천체가 매우 정교하게 운행된다는 사실을 연구로 밝혔지만, 그 사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창조주의 개입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DNA 구조를 밝혀 노벨상을 수상한 일부 생물학자들은 그 정교함을 보며 반드시 창조주가 존재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이처럼 사실 자체는 무신론자와 크리스천 모두 동일하게 밝혀내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믿음의 영역에 달려 있습니다.
바로 이 '신앙에 기반한 해석의 차이'가 한동대학교의 가장 근본적인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취임사에서 강조하신 '크리스천 혁신 교육 플랫폼'을 학생들이 실제로 어떻게 경험하게 될까요?

플랫폼의 본질은 '연결'입니다. 마치 서울역 플랫폼에 서면 전국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듯이, 크리스천 혁신 플랫폼을 통해서는 전 세계의 크리스천들과 하나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교육, 창업, 취업, 법률, 선교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이 연결이 실현됩니다. 학업 면에서는 미국 위튼대·리버티대 같은 기독교 명문 대학과의 2+2 공동학위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동대에서 공부하면서 해외 기독교 대학의 학위도 함께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고자 합니다. 또 창업을 꿈꾼다면 크리스천 벤처 투자자 네트워크와 연결되고, 법조계에 뜻이 있다면 대형 로펌의 크리스천 대표들이 참여하는 학과별 자문위원회를 통해 인턴십과 커리어 경로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기독교 생태계에는 이미 풍부한 자원이 있지만, 각자의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움직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초교파 기관인 한동대만이 이 모든 자원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결 속에서 학생 개인이 가진 작은 달란트도 플랫폼과 결합되면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이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열망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 현실에서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12년간 입시 스펙 관리에 매몰된 채 대학에 들어오고, 대학에서는 무엇을 해 나가야 할지 알지 못합니다. 한동대는 이 지점에서 다르고자 합니다. 선배가 신입생의 발을 직접 씻겨주는 세족식, 수백 명이 함께 신입생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 커닝을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서약하는 명예서약식. 이런 공동체 문화 안에서 학생들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자연스럽게 묻게 됩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개발할 때 '내가 갖고 싶은 제품'을 직접 만들었던 것처럼,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깊이 탐구하다 보면 그것이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가치로 이어지게 됩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비슷한 필요와 생각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접근 방식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국 세대·근대화 세대·민주화 세대가 각자의 시대적 소명을 갖고 살았듯, 지금은 새로운 세대가 필요합니다.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의 골짜기를 건너본 경험이 있는 사람, 기득권을 지키는 데 급급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여는 사람—한동대가 크리스천 혁신 플랫폼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런 '크리스천 혁신 세대'입니다. 헌신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됩니다.
Q. 학생들이 학교 정책에 대해 갖고 있는 다양한 의견을 총장님께 전달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또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운영에 어떻게 반영하실 계획인가요?

소통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학생들은 언제든 직접 이메일을 보내거나 비서실을 통해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할 수 있고, 최근에도 채플 시간 이후 면담을 요청한 학생과 직접 만났습니다.
사실 저는 취임 직후부터 교수, 직원, 학부장 등 60명 이상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도 집단 지성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것을 지원하는 방식이 가장 큰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학생 사회에는 총학생회, 동아리, 학과 등 다양한 리더십 구조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학생 리더들을 통해 전달되는 의견도 적극적으로 듣고 반영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학생처장도 학생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총장실 문을 두드리기 어려울 때는 학생처를 통한 통로도 충분히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의 만남을 통해 수렴된 다수 학생들의 공통된 의견은 학교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기획하여 반영할 계획입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지시하고 이끌다 퇴임하면 사라지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의 아이디어로 실행되는 변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야 총장이 바뀌어도 한동대의 좋은 문화는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동시에 학생 개개인이 겪는 어려움이나 개별적인 필요에 대해서는 맞춤형으로 지원하며, 학교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방향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Q. 총장님께서 요즘 가장 깊이 고민하고 계신 한동대의 과제는 무엇인가요?

학생들의 미래입니다.
우리나라는 학력을 기준으로 학생들을 지나치게 서열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등급제를 통한 수치 중심의 평가 방식은 학생들에게 무의식적인 패배주의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힘들게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입학 후 한 학기 만에 절반이, 1학년이 끝날 때쯤이면 90%가 이미 꿈을 잃는다는 현실입니다. 3, 4학년이 되면 다시 취업과 대학원, 스펙 관리로 돌아갑니다. 또한 교수님이 학생을 자신보다 더 큰 잠재력을 지닌 존재로 존중하며 이끌어주는 문화도 충분하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보면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고귀하게 창조하셨고, 각자에게 분명하고 선한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수학을 어려워하던 기계과 학생을 교수님이 자기 실험실로 직접 데려가 함께했고, 그 학생이 결국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일—이런 일이 한동에서 유독 자주 일어납니다. 제도는 다른 대학과 비슷해도 한동에서 열매가 다른 이유는, 사람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헌신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교육 철학을 실제 커리큘럼과 학생들의 일상 속에 어떻게 녹여낼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한국의 학력 서열이 통하지 않는 해외 환경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미네르바대학이 혁신적인 이유가 특별한 교육 철학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경험을 통한 마음의 성장에 있듯, 한국의 필터가 없는 환경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진짜 가치를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한동대가 기독교적 관점의 해결책을 선도적으로 제시한다면 우리나라 교육 전반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Q. 임기를 마치시는 시점에 ‘이 변화만큼은 꼭 이루었다’고 말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공동학위제'와 같은 글로벌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미국 등 해외 우수 대학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2+2 공동학위제'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위튼대, 리버티대와 같은 기독교 명문 대학과의 협약을 통해, 한동대 우수 학생이 두 대학의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계공학과는 리버티대와 연계하고, 분야별로 적합한 기독교 대학을 연결해 나갈 계획입니다.
동시에 제3세계나 개발도상국의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수용하는 형태의 '2+2 공동학위제'도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유니버시티 등 선교지의 기독교 대학과도 연계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해당 대학의 수준을 함께 높이고 전 세계 크리스천 대학이 동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한동대는 이미 연간 약 200억 원 규모의 ODA 사업을 통해 약 50개국을 지원해온 경험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기반 위에서 글로벌 공동학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훨씬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한동대학교 캠퍼스에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모여, 마치 천국에서 드리는 예배와 같은 아름답고 다채로운 글로벌 공동체가 형성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한동대학교 학생들이 전 세계 크리스천 대학과 자유롭게 교류하며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총장으로서 가장 보람 있고 기쁜 성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동대학교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 영문학과 교수이자 크리스천 장로님께서 은퇴하시며 교직 생활을 돌아보며 한 영문학과 교수님이자 크리스천 장로님께서 은퇴하시며 이런 회한을 토로하셨다고 합니다. 평생 학생들에게 "착하게 살아라"라고 가르치며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햄릿』과 같은 작품을 잘 암기하는 순종적인 학생들에게 좋은 학점을 주었는데,
하지만 은퇴의 순간에 깨달은 것은 젊음의 가장 위대한 특권이 '착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넘어 도전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착하게 사는 것은 누구나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지만, 교육자로서 진정해야 할 일은 학생들이 『오디세이』의 주인공처럼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미지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개척 정신을 길러주는 것이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으셨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착하게 살아라'라는 가르침이 청년들의 도전 정신을 약화시킨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벤처 관련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종종 눈을 감고 1953년 한국전쟁 직후의 상황을 떠올려보라고 이야기합니다. 공장은 무너지고 나라는 폐허가 된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과 같은 기업가들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도 그러한 성취를 이루어냈다면,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환경 속에서 우리가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전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겠다고 결단한다면,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환경이 여러분을 돕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한마디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꿈꾸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당장 도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