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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현 동문은 한동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구 언론정보문화학부)를 졸업한 뒤, JTBC 예능 PD로 입사해 7년째 방송 제작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등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넷플릭스 예능 <연애실험실>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배우고 있는 책임감, 한동에서의 경험이 직업관에 미친 영향, 그리고 콘텐츠 분야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요즘 본인을 가장 잘 표현하는 한 문장이 있다면 함께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언론정보문화학부를 졸업한 13학번 강영현입니다. JTBC 예능 PD로 입사해 7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저를 표현한다면 ‘성공한 덕후’라고 말하고 싶어요. 여기서 말하는 성공은 사회적 성공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의미에서의 성공에 가깝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것을 따라가다 보니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고, 그런 점에서 저를 ‘성공한 덕후’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커뮤니케이션학부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당시 어떤 기대나 고민을 안고 진학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릴 적부터 동방신기를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송과 공연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한동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당시 언론정보문화학부에서는 방송과 공연을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그래서 망설임 없이 학부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두 전공을 함께 배웠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날지 기대가 컸어요.

Q. 한동에서 보낸 시간 중, 지금의 선배님을 가장 많이 만든 경험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다큐멘터리 한 편을 완성한 경험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방학 때마다 선배들, 친구들과 함께 연극이나 뮤지컬을 준비했어요. 학점과 관련된 것도 아니었는데 개강하면 공연을 올리기 위해서요.

사실 고등학교 시절에도 한동대를 알고 있었지만, 평생 기독교적 환경에서 자라온 만큼 대학에서는 다른 분위기를 경험해보고 싶어 서울의 한 대학 사회과학부에 진학했습니다. 수업은 잘 맞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공허함이 있었습니다. 지식과 비판적 사고는 늘었지만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은 흐려지는 느낌이었고, ‘정답은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포스트모던식 교육과 제 안의 신앙 사이에서 고민이 컸습니다. 그때 다시 한동대가 떠올랐고, 진리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학문을 쌓아가려는 학교라면 제가 배우는 지식의 방향에 대한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겠다는 기대로 편입을 결심했습니다.

제가 다큐멘터리를 찍은 건 4학년이 되던 해 3월이었어요. 겨울 방학 때 준비한 연극을 104호에서 올리고 있던 와중에 문득 ‘이 과정들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상 졸업할 때가 되니 ‘난 연극을 왜 하고 있는 걸까? 앞으로 뭘 해야 할까? 난 뭘 좋아할까?’ 이런 스스로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던 것 같아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다큐멘터리 팀을 꾸리고 이희진 교수님께 멘토링을 받으면서 1년 동안 다큐멘터리를 완성했어요. 영상의 퀄리티는 엉망이었지만, 머릿속에 있는 걸 결과물로 완성해 본 경험은 저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줬던 것 같아요. 성취감을 얻음과 동시에 이 분야에 대한 도전 의식을 갖게 된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Q. 한동대학교에서의 배움과 경험이 지금의 직업관이나 가치관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한동에서 공동체 생활과 팀 프로젝트에 익숙해졌던 경험이 사회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프로그램 제작은 큰 규모의 팀 프로젝트이기도 하고요.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필수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Q. 방송·콘텐츠 분야로 진로를 정하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나요?

제가 3학년 때 단편 영화를 연출했는데요, 동방신기 팬이 주인공인 자전적인 영화였어요. 돌이켜보면 인생의 절반을 덕후로 보낸 것 같아요. 그만큼 연예인을 좋아했고, 자연스럽게 방송 분야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방송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졸업 후 무작정 방송 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직접 해봐야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먼저 확신하고 도전한 것’이라기보다는, 하다 보니 이 길이 조금씩 뚜렷하게 그려졌던 것 같습니다.



Q. 커뮤니케이션학부에서 배운 것들이 제작 현장에서 실제로 연결된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학교에서 만드는 영화나 다큐멘터리는 현장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유사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과 협업해야 하는 것과 각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 또한 동일한 것 같아요. 특히 학부생 시절에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을 편집했던 경험들은 신입으로 입사 후 편집 프로그램을 다뤄보지 못했던 다른 동기들에 비해선 확실히 유리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현장에서 처음 마주한 '학교에서는 몰랐던 것'도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이렇게까지 밤을 새우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는 한동에 있으면서 공연 동아리로 MIC(힙합댄스동아리)를 했고 연극이나 뮤지컬 준비도 많이 했기 때문에 밤을 새우는 건 자신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서른이 넘어서도 밤을 새우면서 일을 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Q. 과거 <냉장고를 부탁해> 조연출로 참여하셨을 때, 주로 어떤 일을 맡으셨는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보통 예능 프로그램은 1주일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1주일의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해 볼게요. <냉장고를 부탁해> 기준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월요일은 녹화를 진행하고 화요일은 그 주에 방송될 방송분을 편집해요. 수요일에는 PD와 작가들이 모두 모여 편집한 영상을 보며 전체 시사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시사 때 나온 피드백을 바탕으로 목요일까지 수정을 진행하고요. 마지막으로 금요일과 토요일은 자막 작업이나 믹싱, 종편 등 후반 작업을 진행한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팀에 10명 이내의 PD들이 있다고 가정하면 각자 10분-15분 정도의 분량을 편집하고 그 분량을 모아 한 편의 회차가 완성된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리고 전체적인 수정 사항이나 프로그램의 톤을 정하는 사람이 메인 PD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Q. 현재는 넷플릭스 <연애실험실> 제작에 참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맡고 계신 일이나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연애실험실>은 VCR을 촬영한 후, 스튜디오에서 출연자들의 리액션을 촬영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에요. 현재 한창 공개가 진행 중인 프로그램이라 촬영과 편집을 병행하며 가장 바쁜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Q. <냉장고를 부탁해>와 <연애실험실>은 장르와 플랫폼 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두 프로그램을 경험하시며 느낀 제작 방식이나 현장 분위기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애실험실>은 연애 프로그램으로, 일반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어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틀 안에 있더라도 콘셉트에 따라 기획과 촬영 방식이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연애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촬영 현장에서 출연자에게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 등이요.

Q.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선배님이 가장 중요하게 지키고 싶은 가치나 기준은 무엇인가요?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최근에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한데요. 메인PD가 되기 위한 도제의 과정을 지나고 있으면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뭘까? 내가 하고 싶은 건 뭘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스스로 저만의 가치나 기준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해요.

Q. 방송·영상·콘텐츠 분야를 꿈꾸는 한동 후배들에게 현실적으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 분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한 꿈이 아니라면, 지금부터 어떤 콘텐츠라도 만들어보길 추천해요. 이 분야에 대한 장벽은 굉장히 낮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잖아요. 이 일은 결과물을 만들어야만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주 간단한 아이템부터 직접 만들어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 책상 위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둔 문구가 있는데요, ‘그냥 하기’입니다. 매주 많은 사람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일이다 보니 위축되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많이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그냥 하자’고 생각해요.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없더라고요. 다들 그냥 해보길 바라요.

Q. 마지막으로 한동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처음 인터뷰 제안을 받았을 때는 민망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데 이 인터뷰를 해도 되나 싶기도 했어요. 제가 후배들에게 대단한 조언을 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PD를 꿈꿀 때 도움이 되었던 격언을 나눠볼게요.

“꿈을 크게 가져야 깨져도 조각이 크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리며 버텼던 것 같아요. 믿을 수 없는 일은 믿는 것에서 태어난다고 하잖아요. 일단 꿈을 크게 가져보세요! 저도 그렇게 해볼게요!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