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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만난 박지혜 동문(경영경제, 06)은 처음 만나는 자리임에도 만나는 순간 바로 아나운서라는 걸 바로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외모, 목소리, 행동 모두 아나운서의 그것이었는데요. 포항 MBC에서 라디오 아침종합뉴스, 뉴스투데이, 정오뉴스 이렇게 3개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박지혜 동문을 만나봤습니다.

꿈을 찾고, 나아가다
박지혜 동문은 한동대학교에 들어와 1, 2학년 때는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2학년을 마치고 간 캐나다 어학연수 기간에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며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고 합니다.

“캐나다 어학연수 기간에 과연 내 적성에 맞는 직업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봤어요. 어떻게 보면 직장은 바뀔 수 있지만 직업이라는 것은 한평생 쭉 가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평생 해도 질리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까 생각한 결과 찾은 꿈이 아나운서였어요.”

캐나다 어학연수에서 돌아와 복학한 3학년에 박 동문은 지금은 사라진 동아리인 한동대학교 교육방송국 HUB(이하 허브)에 들어가 4학년 1학기까지 3학기 동안 활동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아나운서가 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허브를 할 때 아침방송을 맡아서 했어요. 그전에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는데 프로그램을 맡고 책임감이 생기니 아침에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지금 포항 MBC에서 아침뉴스를 하고 있는데 이때 배운 책임감과 몸에 익은 생활방식이 도움이 돼요. 그리고 허브에서 아나운서로 방송하고 작가로 대본도 써보며 PD로서 전체적인 프로그램 제작도 해봤던 것이 방송에 대해 알게 해주고 방송의 참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어요. 사실 아나운서로 진로를 정하기는 했지만 확신이 없었는데 허브를 통해 제 진로에 대해 확신하며 나아갈 수 있었어요.”

박 동문은 졸업한 후엔 바로 서울로 올라가 아나운서 아카데미에 다니고 스터디를 하며 아나운서를 준비했습니다. 비록 홀로 신림동 고시촌에서 생활하며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힘든 시기였지만, 박 동문은 이 시간을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포항에서 아나운서를 준비하기는 어려우므로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올라갔어요. 이때 신림동 고시촌에서의 생활이 암울했을지언정 제 꿈은 항상 빛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고 행복했던 것 같아요. 하루하루 조금씩 고쳐야 할 것들을 고쳐가면서 조금씩 발전하다 보니 어느 순간 예전보다는 훨씬 아나운서다운 제 모습을 볼 수 있더라고요.”


아나운서로서의 삶
박지혜 동문은 라디오와 TV 아침뉴스를 준비하기 위해 날마다 아침 5시에 출근합니다. 방송은 7시지만 TV에 나오기 때문에 메이크업도 미리 받아야 하고 원고도 미리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라디오 뉴스가 7시에 들어가고, 바로 TV 뉴스에 들어가기 때문에 방송 훨씬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요. 메이크업을 받고, 원고는 오보를 전할 수도 있고 우리말이라는 게 일상생활을 할 때는 몰랐는데 방송에서는 장단음 같은 것을 지켜줘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미리 읽어봐요.”

아나운서 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뉴스는 날마다 하므로 공휴일에도 쉴 수 없고, 아나운서의 조그만 실수라도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방송이 끝나고 언제나 모니터링을 하는데 주로 자책을 많이 해요(웃음). 시청자들은 크게 인식하지 못할지라도 제 눈에는 결점이 크게 보이더라고요. 특히 아나운서 초반 뉴스에 투입되고 두 달 정도 되었을 때 방송사고를 낸 적이 있어요. 뉴스에서 리드멘트 같은 경우에는 원고가 아닌 카메라 앞에 프롬프트를 보고 말해야 하는데 뉴스를 하나 마쳐놓고 저도 모르게 그대로 쭉 원고를 읽어버렸어요. 그래서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는데 저는 계속 땅을 보고 있고 그래서 아차 싶어서 카메라를 봤는데 또 순간적으로 겸연쩍은 웃음이 나와서 그게 다 방송을 타게 되었어요. 이때는 정말 저 자신에게 실망했는데, 이를 통해서 아나운서로서의 프로의식을 더 갖고 방송에 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희망을 주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특히, 박지혜 동문은 앞으로 희망을 주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제가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품은 모토는 희망을 주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거에요. 우선 한동대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사실 사회에 나와보면 한동대를 모르는 분도 많고 한동대 출신의 언론인도 아직 많이 없어요. 하지만 저 같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포항에서 사투리 쓰던 아이가 아나운서가 된 모습을 보시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기가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아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직업을 통해서 사회에서 힘든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전해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박 동문은 한동대 학생 중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생이 있다면 본인이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찾고 나아가도 늦은 게 아니라며 조급해하지 말고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대학교에 들어와 모든 것이 저의 선택에 맡겨지니 정말 많이 방황했어요. 저처럼 대학교 때 방황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진짜 본인이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그것부터 찾고 그 다음에 앞으로 나아가도 전혀 늦지 않으니까 남들과 비교해서 조급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사실 지금의 한 달, 두 달, 6개월, 1년이 인생 전체로 봤을 때는 절대로 늦은 게 아니거든요. 오히려 그 시간 동안 돌아가지 않고 자기가 갈 방향만 제대로 찾으면 그게 남들보다 어떻게 보면 한 발 더 앞선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