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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한동대에 오게 되셨나요?
사모님: 저는 서울에 있는 창현교회 손경희 권사(이하 사모님)입니다. 지리학을 전공하고 중학교 교사를 하다가 결혼하면서 살림을 시작했는데 결국은 제가 요리에 관심이 많다는 걸 깨닫고 요리를 배우게 됐어요. 한동대에서 우연히 식당을 운영해보지 않겠느냐는 연락을 받고 그때 상황으로서는 한동대에 올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마음에 이게 하나님의 뜻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게 됐어요.

장로님: 함께 창현교회를 섬기고 있는 김용준 장로(이하 장로님)입니다. 화학을 전공했고, 아모레 페시픽에서 20년, 태평양제약에서 4년, 보령제약에서 4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이거였어요.

Q. 또랑은 언제 시작됐나요?
사모님: 2003년 8월 31일에 시작했어요. 당시 서울에서 레스토랑 준비하고 있었는데 포항에 내려간다고 하니까 다들 놀랐지요. 기도원에 가서 기도하는데 같이 기도해주시던 권사님이 저한테 자꾸 하나님이 저를 나팔로 쓰신다고 하셨어요. 그땐 그게 신학을 공부하라는 말인가 싶어 싫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의 일을 할 것이다’라는 뜻이었나 봐요. 지나고 보니 정말 하나님의 뜻이었던 것 같고 지금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Q. 또랑 음식의 특별함은 무엇인가요?
사모님: 음식을 하면서 우리나라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한동대에는 외국인 교수님과 학생이 많은데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게 마음에 안됐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양식을 많이 하고 방학 때 외국에 나가서 여러 나라 음식여행을 다녔어요. 그런 식으로 외국에 가서 먹어보고 우리 식당 실정에 맞게 바꿔가는 작업을 하면서 메뉴를 개발해왔어요.

장로님: 우리 음식이 거의 다 아메리카나이즈드 음식이야. 학생들이 졸업하면 일차적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많이 가더라고. 거기에 가서 한 번 먹어본 음식, 들어본 음식이면 접근이 쉬워지니까 우리가 메뉴 개발을 할 때 미국 대학 식당을 다녀보면서 많이 참고했지.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음식에서도 학생들이 선택의 폭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학교 내 식당끼리 음식으로 경쟁하는 모습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는 모습을 익히고, 되도록 넓게, 다양하게 먹어보고 경험하고.


Q. 함께 일하시면서 겪으시는 장단점들은 무엇인가요?
사모님: 제가 부족한 부분이 매우 많아요. 저는 요리 빼놓고 잘하는 게 하나도 없거든요. 저는 체계적으로 정리를 전혀 안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장로님은 정반대예요. 정말 꼼꼼하고 하나하나 다 기록하셔요. 예를 들어서 뷔페를 하고 나면 저는 던져버리고 끝인데 장로님은 어느 날, 어디에, 몇 명이 왔고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했는지까지 다 기록하는 사람이에요. 나한테 굉장히 도움이 되는 사람이지요. 물론 하다 보면 조금씩 서로 부딪힐 때가 있지만, 저희는 평생을 크게 안 싸우고 사이가 좋아 기뻐요.

Q. 사이가 좋으신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사모님: 장로님이 워낙 참을성이 많아요. 평생 제일 좋았던 게 보통 부부들은 지난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내가 실수했던 거, 싸우면서 말실수 했던 것에 대해 장로님은 전혀 말을 안 해요. 아무리 나쁜 잘못을 했어도 다툴 때 잠깐이지 당신이 어쨌고 저 쨌고 옛날얘기를 안 하는 게 너무너무 좋은 거예요. 저에게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지만 다 잊어버렸다 해요. 그래서 어느 순간에는 예수님이 이랬을까 하는 마음을 느낄 만큼. 너무 올려주는가? (웃음)

장로님: 집사람은 집중력이 대단해요. 좋아하는 것은 밤새우고 해요. 요리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

Q. 일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셨던 일화나 경험이 궁금합니다.
사모님: 보람있는 것 중에 하나는 영어 캠프 학생들이 와서 밥을 먹고 무척 좋아할 때에요. 그러면 제가 학생들한테 “다음 캠프 때 꼭 와, 할머니가 더 맛있는 거 해줄게, 한동대 좋지.” 하면서 친해져요. 여론조사에서 캠프에서 좋았던 부분으로 식사가 꼽힐 때 보람에 좋은 결과까지 더해주시는구나 생각하게 돼요. 처음에 너무 힘들 때 기도하면서 남들은 선교한다고 이름도 없는 곳에 가서 고생하고 음식도, 말도 달라 힘들어 하는데 나는 내 나라 내 땅에 사랑하는 한동대 학생들 밥 먹이는 이곳. 얼마나 좋은 곳으로 보내주셨습니까 하나님. 그러면 또 힘이나요. 하나님 섬기면서 돈도 벌고 얼마나 좋아요. 힘들다가도 감사가 절로 나와요.

장로님: 보람있었던 일은 꺼내기 시작하면 이야기하기 위한 얘깃꺼리야. 사실 우리한테는 이게 보람이야. 특별하게 뽑아서 이게 좋았다, 저게 좋았다 이런 것보다 여기 안에서 생활하는 게 보람이지.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로님: 예전에 버스가 이렇게 자주 없던 시절에는 히치하이킹하는 학생들을 여럿 태웠어. 애들이 딱 타면 뒤에 앉아서 “아저씨 아저씨, 우리 학교는요” 하면서 학교 자랑을 그렇게 했어. 사실은 내가 학교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는데도 난 듣는 거지. 그렇구나, 참 좋다, 너희 학교. 그런데 요새 학생들한테서는 그런 것을 못 들어. 사회적으로 안정돼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고민했으면 좋겠어. 연관 지어서, 학교에 대한 생각의 깊이를 갖고 내 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 노력했으면 좋겠어. 학교 자랑을 얘기하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무감독 양심 시험을 얘기해. 하지만 무감독 양심 시험은 아너코드의 일부일 뿐이고 사실은 회사에 나가면 오히려 컨닝을 하면 바로 해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절대 컨닝을 할 수 없어. 불이익 때문에 안 하는 거지. 그건 아너코드가 아니야. 정직은 자기 목숨을 걸만한 가치가 돼야지 불이익을 생각해서 지키는 게 아니잖아. 학교가 던져주는 주제에 대해서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삶에 직접 적용하고 부딪혔으면 좋겠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배운 지식을 사회 현상과 사회에 연결짓는 작업을 학교에 있을 때 꾸준히 훈련하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