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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동인 여러분! 학생들과 함께 독서와 문학을 즐기시는 언어교육원의 제레미 냎 교수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제레미 냎 교수입니다. 저는 한동대 언어교육원에 소속으로 가끔 GLS나 국제어문학부 수업도 가르칩니다.

Q. 한동에는 어떻게 오시게 되었나요?
저는 한국인인 아내와 결혼한 후 2009년도에 한국에 왔어요. 이듬해 서울에서 대학교 수업을 가르치던 중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이주 전에 채용사이트를 살펴보다 우연히 한동대 공고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동대에 대해 알아보려 한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친구에게 연락했어요. "한동대 어때?"라고 묻자, 친구는 “한동대는 한국에서 학생을 가르치기에 최고의 학교이니 자리가 있다면 꼭 지원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결국, 저는 지원했고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Q. 수업 외에 학생들과 하는 다른 활동이 있나요?
Faculty Group for Bible Study(FGBS)를 몇 번 가르쳤었고 현재는 ‘Salus’라는 영어독서모임을 합니다. 학교 생활 중 제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모임이죠. ‘Salus’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구원'을 의미해요. 저는 독서를 학생들이 진리를 탐구하고, 학생들이 좋은 책을 읽게끔 하는 구원이라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좋은 문학 서적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것을 즐깁니다. 특히, 제가 학창시절 읽던 책을 한동대 학생들과 함께 읽으면서 굉장한 유익과 보람을 느끼곤 해요.

Q. Salus를 하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요?
예시를 드는 게 좋겠네요. 이번 학기 저희는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읽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역사와 문학에 대한 수업을 많이 들었던 대학 시절, 저는 아일랜드 문학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 아일랜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제게 조이스는 항상 세계적인 문학가이자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문학인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죠. 하지만 학생들은 아일랜드에 대해 잘 모를 수밖에 없어요. 자연스레 학생들은 저와 다른 방식으로 조이스를 이해했고, 그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비로소 왜 조이스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는지 깨달았습니다. 예전에 저는 제 관점에서만 작품을 읽었기 때문에 조이스가 ‘폭넓은 호소력이 있다’는 평을 받는지 이해하지 못했었어요. Salus를 하면서 제가 배운 것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 점이 가장 가치 있는 부분이에요.

Q.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독서는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하고 가정해 볼 수 있는 최고의 도구입니다. 다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는 일은 타인을 섬기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이기도 하죠. 그들이 겪는 현실, 그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일, 힘든 일 등이 무엇인지 상상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도울 수 없습니다. 따라서 독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돕는 중요한 훈련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른 이의 삶을 상상함으로써 그가 공동체에 대해 갖는 소망도 이해하게 되고, 그것은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질문으로 더 나아갑니다. 철학자이자 시카고 대학교의 학자인 마사 누스바움은 최근 'Not for Profit'이라는 훌륭한 책을 썼어요. 독서에 대한 고찰이죠. 그녀의 말 중에 한 가지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사회 구성원이 독서하지 않으면 자유와 민주주의가 살아남지 못할 뿐더러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도 힘들다는 겁니다. 다른 관점으로 사유하는 능력은 다양한 현실을 이해하고 상상하며 자유를 수립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 가장 좋아하는 책이나 추천하시는 책이 있으시다면?
제게 가장 좋아하는 책을 묻는 건 마치 아버지에게 어느 자식이 가장 좋으냐고 묻는 것과 같아요. 그러나 몇 가지 좋은 책이 있지요. 제가 좋아하는 문학책 TOP 3로 해보죠. 특정한 순서대로 말하는 건 아니에요.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또 성경의 욥기. 저는 이 책들이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해요. 인간의 거의 모든 감정과 경험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꼭 추천하고 싶네요.


Q. 한동에서 가르칠 때 언제 보람을 느끼세요?
이 질문은 언제 보람이 없는지 묻는 게 더 쉬울 것 같네요. 제가 이 일을 정말 즐길뿐더러 제게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동은 한국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고 독특한 학교입니다. 한동이 완벽하진 않으나 교수님과 학생이 그리스도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학생은 복음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오고, 교수는 학생이 하나님의 계획에 그들의 학업이 일치하도록 훈련시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가 현실의 중심임을 이해하는 곳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Q. 교수님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비전은 ‘나 자신’에서만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소명'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을 더 좋아해요. 소명은 '부르심'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는데, 이는 ‘부르시는 분’을 포함합니다. 부르시는 분은 나의 창조주이시며 저를 뛰어넘는 권위를 통해 세상에서 할 일을 맡기시죠. 매번 그 부르심을 명백하게 볼 수는 없어도 하나님께서 이 순간, 이곳에 절 부르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 앞에 학생을 두시고, 상황을 두시고, 도전을 두시면서 제가 그 순간 해야 할 일을 주시는 거죠. 비전이 ‘미래에 대한 계획’이란 생각에서 나오는 반면 하나님께서 시간을 초월하시듯, 소명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 의미인즉,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니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에요. 제 밖에 누군가가 저를 그분이 원하시는 대로 이끌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것만 이해해도 현재에 대한 엄청난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Q. 한동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책을 많이 읽으세요. 우리는 참 바쁘고 시끄러운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한동에서의 4년의 시간을 유익하게 썼으면 좋겠어요. 유익하게 쓰라는 것은 제 관점에서 다독하는 것이죠. 많은 학생이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할 일이 많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독서하길 원한다면 일부러 시간을 만드세요. 다른 것을 포기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학생들을 많이 봤고요. 그래서 다독을 권합니다. 읽고, 읽고, 읽고, 항상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