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원 칼리지, 애양원에 가다
애양원은 1909년, 한센병 치유를 위해 설립된 최초의 민간병원입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1935년 애양원 교회에 강사로 초청된 것을 계기로 애양원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에는 피난을 거부하고 한센 환자들과 함께 애양원을 지키다가 9월 28일 순교했습니다. 이렇게 애양원은 손양원 목사님의 삶에 있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손양원 칼리지의 학생들은 손양원 목사님이 순교하신 삶과 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애양원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민하오’ 팀과 함께한 애양원 여정
2016년도 4기 애양원 방문단은 4월 30일 새벽 6시부터 모여 전라남도 여수시에 위치한 애양원으로 향했습니다. 4기 애양원 방문단에는 유장춘 헤드마스터 교수님, 안세일 교수님, 황병석 간사님과 41명의 손양원 칼리지 학생들이 동행했습니다. 그곳에서 새내기 섬김이와 16학번 새내기들이 함께한 민성아 교수님팀 ‘민하오’를 만났습니다. ‘민하오’라는 팀 이름은 민성아 교수님의 담당 과목이 중국어임에 영감을 얻어 만남의 첫 시작인 ‘인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지었다고 합니다. 그럼 민하오 팀과 함께 애양원 곳곳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애양원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애양원 역사박물관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 봄바람의 환영을 받으며 들어선 애양원은 옛 교회를 떠오르게 하는 ‘애양원 성산교회’와 신식 건물인 ‘애양원 역사박물관’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애양원 역사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애양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은 2000년에 설립됐으며, 한국 한센병 치료의 역사와 변천, 그리고 손양원 목사님을 포함한 애양원을 섬겼던 도움의 손길들이 기록돼 있었습니다. 배병심 역사박물관장님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박물관을 찬찬히 둘러봤습니다. 민하오 팀의 16학번 유승현 학우는 “고등학교가 미션스쿨이라 손양원 목사님에 대해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지금 그 현장에 와보니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사셨다는 것이 직접적으로 느껴졌고 존경스러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과 사모님, 두 아들의 마지막 만남- 삼부자묘
역사박물관을 나와 강변을 따라 5분 정도 걸었을까, 손양원 목사님과 두 아들이 묻힌 ‘삼부자묘’가 나왔습니다. 삼부자묘에는 손양원 목사님의 두 아들의 묘, 손양원 목사님 부부가 합장된 묘가 있었습니다. 손양원 칼리지 학생들은 묘비에 적힌 손양원 목사님의 삶과 그가 지키고자 했던 신념들을 차분히 읽어가며 손양원 목사님의 삶을 떠올렸습니다. 특히 손양원 목사님의 두 아들을 죽인 청년을 양자로 받아들이며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민하오 팀의 16학번 김미소 학우는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웠고, 힘든 상황에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하나님을 원망했던 순간들이 부끄럽게 느껴졌어요.”라며 “세상을 진정으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손양원 목사님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삶이 담긴,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
삶이 다한 뒤에야 온전히 함께할 수 있었던 손양원 목사님과 사모님, 그의 두 아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 후,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순교기념관은 손양원 목사님의 순교 신앙을 계승하고, 순교 자료를 보존하기 위해 1993년 성산교회 주최로 개관됐습니다. 순교기념관 개관을 위해 건축위원회는 2년간 매일 1시간씩 기도하며 건축에 임했다고 합니다. 민하오 팀의 16학번 윤지영 학우는 ‘눈 덮인 눈밭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말것은, 오늘 내가 걸은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라는 문구 앞에서 걸음을 멈췄습니다. 윤 학우는 “한동대 학생으로서 내가 가는 길이 나의 뒤를 잇는 후배들에게 나침반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그 길이 하나님의 길임을 바라며 나눔과 정직의 길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을 본받아 ‘진리 안에서 자유함’, ‘사랑의 실천’, ‘용서와 화합’의 공동체로 세워나가고자 하는 손양원 칼리지. 죽음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하나님의 이름을 선포하고 한센 환자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두 아들을 죽인 자를 양자로 삼은, 손양원 목사님의 삶이 온전히 녹아있는 애양원 방문을 통해 그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간 듯합니다. 더욱 더 손양원 목사님을 닮아가는 손양원 칼리지 공동체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