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메인으로 이동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95학번으로 국제어문학부에서 정치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어요. 학부 시절 고민은 ‘가난의 문제’였어요. 제3세계 빈곤의 문제는 마음 한쪽 담아둔 큰 짐이었죠. 그 짐은 졸업 이후 약 5년 동안 중국과 몽골에서의 NGO 활동을 통해 구체화 되었어요. 제 인생의 꽃이 핀 시간이었죠.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고 일에서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런데 1년, 2년 시간이 지나면서 이 행사에 몇 명이 참여했고 실적이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숫자와 그래프밖에 남는 게 없는 거예요.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 길로 한국으로 돌아와 ‘사람을 배우려면 뭘 해야 할까?’라는 질문 끝에 시작한 게 신학이었어요. 사람을 만든 하나님을 알아야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신학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직(聖職)의 길을 걷고 있어요.

Q. 한동대에 오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졸업생에게 있어 모교를 섬길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죠. 그런데 처음에는 한동으로 오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당시 진행하고 있던 사역이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이혼과 같은 관계의 깨어짐으로 인한 상처, 약물 및 비약물 중독의 문제, 중독자의 가족이 겪는 어려움 등 영적,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건강한 인격체로 회복시키는 일을 목적으로 하는 회복사역을 맡아 사역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모교인 한동대학교의 교목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기도하는 가운데 두 번에 걸친 분명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되었어요. 구체적으로는 출애굽기 3장에서 5장의 말씀이 그 계기였죠. 그 확신을 가지고 곧바로 포항으로 내려왔어요.


Q. 한동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신가요?
교과과정으로는 ‘성경의 이해’와 ‘기독교의 이해’라는 과목을 담당하고 있어요. 매 학기 150명 이상의 학생들을 강의로 만나요. 하지만 제가 더 깊은 의미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강의실 밖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에요. 사람이 진정으로 변하는 것은 대규모 모임을 통해서가 아니라, 작은 방에 영적인 리더와 함께 앉아 눈을 들여다보고 진정성이 담보된 삶의 대화를 나누는 인격적인 모임을 통해서예요. 이게 지금까지 제 사역의 결론이에요. 그래서 가능하면 강의, 회의, 예배가 없는 대부분의 시간은 학생들을 만나고 작은 인격적 모임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Q. 목회자로서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한국교회의 고민과 마찬가지예요. ‘왜 우리는 복음의 역동을 경험하지 못할까? 한국교회는 왜 이리도 많은 문제가 있을까? 우리는 복음을 살고 있는가? 우리에게 복음이란 무엇인가?’ 이 중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는 가장 큰 관심이자 동시에 고민거리 에요. 최근 2년간 한동 공동체에서 나누었던 설교의 주제도 상당 부분 하나님 나라였죠. 서른 살 청년 예수님께서 그렇게 외치셨던 하나님 나라, 그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한국교회가 정말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스무 살 한동 청년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를 보이게 구현할 것인지 찾고 고민하고 있어요. 그게 지금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 목회자로서 고민이자, 교목의 고민이기도 하고, 한동대 졸업생으로서의 고민이기도 해요.


Q.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해외 선교 활동 중 아내를 만났어요. 아내와 만나 함께 선교사적인 삶을 살자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이곳 한동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음 부르심의 현장을 찾는다면 그곳은 아마 선교지일 것 같아요. 늘 다시 공부하리라 다짐하는 주제가 있는데 바로 ‘간호학’이에요. 저에게 사람의 몸을 다루고 치료하는 의학은 늘 신비와 경이의 영역이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선교지를 가게 된다면 간호학을 통해 습득한 의학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사람의 영혼을 돌보고, 몸도 돌볼 줄 아는 선교사로 사는 것이 꿈이에요. 아 참, 하나 더! ‘자동차 정비’도 공부할 거예요.

Q. 후배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주고 싶으신가요?
언젠가 죽어서 가는 곳만이 아닌, 지금 이 땅에서 이루어져야 할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에 대해 성경 속에서, 대학이라는 큰 학문 속에서 찾고, 좀 더 진지하게 성경을 읽어보는 기회를 꼭 가지세요. 한동이라는 이 좋은 모판에 있는 동안 꼭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과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경험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