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영경제학부에서 회계학을 가르치고 있는 라채원이라고 합니다.
Q. 한동대에는 언제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제가 2010년 가을학기부터 근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전에는 사실 한동대학교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원래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가 갑자기 제 전공 관련해서 한동대학교에 자리가 났는데, 한동대학교 졸업생인 사촌 동생이 항상 학교에 대한 자랑을 많이 하고, 목회자인 남편을 통해 얘기를 들으며 알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심으로 한동대학교에 오게 됐습니다.
Q. 한동대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학생분들도 많이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다른 학교들은 전공만 이야기하고 교수님과 학생들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동대에서는 학업뿐만 아니라, 삶 자체에서 학생들과 교수님들 간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그 안에서 학생들과 같이 고민을 하면서 인생 자체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가장 큰 차별점이었습니다.
Q. 이번에 한동대를 떠나게 되셨는데, 학교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가장 처음으로는 한 학생이 기억납니다(웃음). 2010년 가을, 한동대에 왔을 때, 처음으로 맡게 된 팀원 중 한 명이 어느 날 저를 찾아와서 성경책을 들고는 이 성경책에 대해서 자신이 따질 것이 있다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친구에게 “논쟁을 하고 싶으면 그 책을 한번은 읽고 와서 논쟁하자고 하는 것이겠지?”라고 이야기했었는데 그 학생이 “아니요”라고 대답해서 쫓아냈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저에겐 사실 7년 동안의 모든 팀이 한 팀도 버릴 팀 없이 다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기질적인 측면에서 저를 가장 많이 닮고, 그래서 제가 제일 마음으로 진통했던 팀은 첫 RC팀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라’라는 팀이었는데, 정말 사건∙사고도 많았고 나중에 마지막 시간에는 서로 울면서 정말 소중한 관계를 고백할 수 있는 팀이었습니다. 제 분신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었는데, 그 가운데서 그 친구들이랑 새벽 3~4시까지도 토론을 하고 고민을 했던 소중했던 시간이 기억납니다. 그 이후에도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나 RC에서 만났던 학생들과 밤늦게까지 고민을 하면서 함께 나눴던 순간들이 아직도 제 기억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Q.혹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항상 더 줄 수 있었는데, 충분한 사랑을 못 준 것 같아 지금 이 순간에도 아쉬움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작년 초에 제가 많이 지쳐있었을때, 새내기와 팀원들 그리고 학생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나눠주지 못했던 것이 굉장히 마음에 많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당시 새내기들과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새내기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있습니다. 또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팀원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주지 못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힘들었을 팀원을 더욱 품어주지 못한 게 가장 아쉬운 것 같습니다.
Q. 한동을 떠나는 교수의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저는 현동홀 현판에 쓰인 ‘GOD’S University’라는 말이 와 닿아서 한동대에 오게 됐습니다. 그래서 학생들한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세상을 바꾼다는 의미가 ‘내가 나가서 거창하게 어떤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바꿔야 하는 대상 중에 첫 번째 대상이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바뀌면 내 주변이 바뀔 수 있고, 이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이 흘러나간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면 우리 학교의 특성이 사실은 전공의 탁월성도 추구해야 하지만 ‘하나님과의 관계’,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한동대에서 다른 것을 얻어가려고 하지 말고, 거품을 뺀 나 자신과 거품을 뺀 너를 얻어가라’라고 종종 이야기했고, 학교에서 평생 함께할 수 있는 평생지기들을 꼭 얻어가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Q. 남아계시는 동료 교수님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학생들은 모를 수도 있는데 한동대에 있으면서 정말 절감한 것은 ‘세상에 어디 가도 이런 관계성을 가질 수 있는 집단은 절대 없다’라는 것입니다. 원래 교수가 된 다음에 또 다른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데, 한동대에서 다시 한번 은사님이라 부르고 싶고, 제게 인생의 지혜를 나눠주시는 분들을 만나게 된 것에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동대에서 만난 교수님들과의 관계를 너무나도 소중하게 간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함께 기도하고, 삶을 나눠주시고, 서로를 너무 소중하게 여겨주시는 지기 교수님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별히 경영경제학부 교수님들 소속인 게 감사했던 것은 정말 중요한 사안에 관해 토론하고 논쟁할 때도, 본질로 돌아가시는 교수님들 사이에 제가 있다는 게 너무나도 감사했고,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런 교수님들을 뵙고,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영광이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Q. 내년에 학교에 입학하게 될 17학번 새내기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이번 시국 사태를 대하는 것을 보며 우리 중고등학생들한테도 참 많은 변화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한편으로 굉장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지금보다 아랫세대들이 이끌어 가는 세대는 분명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달라져야만 우리나라가 살아난다고 생각을 하고, 이를 위해서는 주어진 것만 생각하고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른들이 요구하는 것으로만 자신을 맞추지 않고, 스스로 찾고, 고민하고, 자신에게 제일 맞는 길들을 개척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동대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보고, 재능을 찾고, 그리고 주변의 관계를 만들어나가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