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상담심리, 경영을 전공하고 지난해 졸업한 11학번 김소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열매나눔 인터내셔널(Merry Year International)이라는 NGO의 말라위 지부에서 교육분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말라위에 가게 되셨나요?
작년 한 해 온두라스에서 International Christian School Urraco라는 사립학교를 운영하고 계시는 선교사님의 사역을 도와드렸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동안 교육을 받은 우리 학교 학생과 교육 받지못한 다른 아이들이 가지는 일반적 생각의 차이를 보았고, 그때 개발도상국에서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크게 느꼈습니다. 1년의 세월이 지나고서 교육개발 공부를 먼저 할지 혹은 관련 일을 먼저 시작할지 고민하던 중 현재 제가 속해 있는 열매나눔 말라위지부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말라위의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아프리카’ 하면 저는 항상 황토색과 초록색을 떠올렸는데 말라위에 도착하고 길을 달리는 동안 정말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똑같아서 신기했습니다. 말라위는 세계 최빈국이라 할 만큼 공항도 그렇거니와 수도인 릴롱궤(Lilongwe) 역시 '이게 수도인가?' 라고 생각할 정도로 발전이 많이 이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저희 사업장은 특히 릴롱궤에서 1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있는 시골 지역인데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해가 저물어 어떤 빛도 존재하지 않는 우주와 같은 캄캄한 어둠 속이었습니다. 그런데 비포장도로를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운전하셨던 분이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Q. 사역 활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한국은 대부분 학생이 기본적으로 학용품과 가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50콰차(한화 약 80원)도 없어 연필이나 공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3~4000콰차(한화 약 4800~6400원)나 하는 가방은 엄두를 못 냅니다. 지난 6월 가방을 구매해 중학교 학생들에게 배분한 적이 있는데, 가방을 기다리고, 받고, 서로의 것을 비교하며,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마냥 행복해하던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나 뿌듯하고 동시에 저 자신을 반성하게 했습니다.
Q. 지난 장순흥 총장님의 말라위 방문 당시, 총장님을 만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의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희 사업장인 찬다웨 클러스터에서 30~4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음순대라는 마을에 선배님 한 분이 사역하고 계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분을 통해 총장님의 말라위 방문도 알게 되었고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함께 나누던 시간에 총장님께서 여기에서 하는 일, 어려운 점 등을 여쭤 보신 후 위로해주셨고, '한동이 글로벌하다는 증거가 여러분이다'라는 말씀은 조금은 나태해졌던 저를 되돌아보고 위로와 자극제가 된 말씀이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예배에서 총장님의 나눔을 들을 수도 있었는데, 총장님이 한동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족과 떨어져 있던 시간 중에 마치 아버지를 만난 것 같은 따뜻함을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이제 막 말라위 교육 시스템에 대해 정리하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을 더 배우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일이든 교육개발에 대한 공부든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길이 무엇인지 알아 나가려 합니다.
Q. 개발도상국 사역에 관심 있는 한동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좋은 마음과 열정을 가지고 개발도상국 사역에 나오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호의와 베풂이 이들에게는 오히려 발전을 가로막고 타인에게 의지하게끔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들은 훨씬 자신의 삶 속에서 만족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도상국에서 일하고 사역을 할 때 ‘내가 이들의 삶을 변화시켜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동시에 ‘어떻게 이들을 자립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을까, 이들의 시선은 어디에 있나’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과 마음이 있다면, 그리고 하나님이 기회를 주신다면, 망설이지 말고 나오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