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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이었던 질병관리본부가 전문적이고 선제적으로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승격된 독립적인 중앙행정기관입니다.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 질병관리청에서 사무관으로 일하고 계시는 권승현 동문(경영경제학부 02학번)을 만나보았습니다. 권승현 동문은 2009년 보건복지부 공무원으로 처음 입사하였고, 작년 질병관리본부가 격상되면서 질병관리청으로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며 13년째 공직을 수행하고 계시는 권승현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02학번 권승현입니다. 경제학과 어문을 전공했고, 현재는 질병관리청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공직생활을 한 지 13년차가 되는 공무원입니다. 반갑습니다.

Q. 질병관리청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나요?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관으로서 여러분이 매일 들으시는 질병관리청장님 브리핑 자료를 작성하는 업무와 각종 예방접종과 방역 관련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업무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코로나19로 인해 비단 질병관리청 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생활 업무 패턴이 바뀐 것 같습니다. 공직 생활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내가 담당하는 정책의 수혜가 되는 사람들과 긴밀한 접점을 갖는 것인데, 대면 업무의 비중이 줄다 보니 제한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반면에 코로나19 이전에는 청사가 세종에 있기 때문에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출장이 많이 줄어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절약되는 효과는 장점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이 겪는 대면 접촉의 빈도가 준 것처럼 저희도 업무 패턴 자체가 많이 바뀌어서 적응하고 있습니다.

Q. 공직을 생각하게 되신 이유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같은 팀이었던 선배 한 분을 통해 ‘지역인재 추천제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지역인재 추천제도는 전국에 있는 대학별로 공무원이 될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지역마다 인원을 할당하여 할당된 인원만큼 학교장 추천을 받은 사람들이 행정고시 1차 시험을 응시하고, 이후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을 하게 됩니다. 제가 응시한 2008년에는 3년의 수습을 거쳐 6급 공무원으로 임용되었는데, 지금은 1년의 수습을 거쳐 7급 공무원으로 임용됩니다. 저는 원래 미국 로스쿨에 유학 갈 생각이 있어서 경제학과 영어를 전공했는데, 선배가 공무원이 되면 나라에서 보내주는 유학을 갈 수 있다고 설명해주었고, 그 점이 저에게 매우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궁극적으로 제가 하는 일이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는데 국한되지 않고 공익을 위한다는 점도 함께 검토하여 공무원에 지원하였습니다.

Q. 공무원 생활에 도움이 된 한동에서의 경험이나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경영경제학부 안진원 교수님과 매일 아침 7시 조찬을 먹으며 했던 신문읽기 모임이 기억에 납니다. 대여섯명 되는 동기 선후배들과 함께 교수님 오피스에서 조간신문 네 다섯개를 빠르게 읽고, 신문 내용에 대해서 토론하며 수업 때 배웠던 것들과 결합하여 다양하게 논의할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학생으로서 파악하기 힘든 정책의 행간을 많이 짚어 주셨고, 이후 공직 생활에 있어 좋은 토양이 되었습니다. ‘소울’이라는 수화동아리 활동도 했습니다. 청각장애인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부모님이 농아인이어서 언어습득이 느린 건청인 자녀들의 언어발달을 도와주는 봉사도 하고, 농아인 예배도 같이 드렸습니다. 특별히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하며 장애인 관련 업무를 할 때, 이 때의 동아리 경험이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6개월의 미국 교환학생 시간은 제 삶의 시야와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유기선 교수님과의 LAMB 활동도 삶 속에서 신앙을 지켜가는 실질적 방향을 고민하게 되었던 시간이어서 값 졌습니다. 지금도 LAMB 출신의 졸업생들과 지속적으로 교제하면서 삶과 신앙의 조화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Q. 한동에서 얻은 가장 의미 있는 배움은 무엇이었나요?
일단 제대로 된 통역을 하는 통역사가 되고 싶고요. 저는 수화라는 언어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제가 왜 수화를 배웠는지 말씀드렸잖아요. 가장 큰 문제가 청각장애가 있으신 분 중에 노인성 청각장애 분들이나 후천적 청각장애 분들은 수화를 할 줄 몰라요. 그럼 대화하기가 굉장히 힘들잖아요. 그럼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그래서 제 결론은 수화를 어릴 때부터 교육하자거든요. 독일어나 일본어 배우듯이 제2외국어로 수화를 학교 교육에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Q.청인들이 알면 좋은 농인들만의 문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같은 전공 외에도 다른 전공이나 분야의 친구들을 다양한 기회에서 접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재학 당시 i-House라고 하는 국제관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같이 생활하기도 했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한동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던 경험과 여러 활동이 업무적인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 것 같습니다.

Q.공직을 생각하고 있는 한동 후배들에게 하고싶은 말씀해주세요.
분명히 청년 때 믿음에 대한 고민도 많을 거고 장래에 대한 고민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딱 두 가지만 지켜줬으면 하는데 예전에는 어디 가나 기도하는 학생들이 있었거든요. 지금 벧엘관 있는 자리에 벽돌로 HD라고 쌓아놓은 광장이 있었는데 한 명이 기타 들고 나와서 찬양하면 삼삼오오 모여서 같이 찬양하고 그랬었어요. 언제 어디서나 기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후배들한테 얘기해주고 싶고 나머지 하나는 전공을 열심히 공부하라 이런 건 내가 안 했으니까 뭐라고 할 말이 없어요. 대신 아까 얘기한 것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걸 꼭 찾았으면 좋겠어요. 굳이 직업으로 가질 게 아니더라도. 옛날에 저는 소울 활동을 하면서 새벽 2시 전에 기숙사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요. 너무 좋아서. 그게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게 아니라 그런 열정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Q.코로나19와 관련해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마스크를 잘 쓰는 것입니다. 학생들한테는 코로나19가 엄청 치명적인 감염병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여러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초에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가급적 불특성 다수가 모이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잘 쓰기를 바랍니다. 두번째로는 예방접종입니다. 방역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저도 4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예방접종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도 기회가 오고 차례가 도래하면 불안해하지 말고,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잘 받아 주시기를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Q.앞으로의 계획이나 소망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으로 통일이 되었을 때 질병관리청이 어떻게 북한의 보건의료와 통합을 이루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질병관리청에서 통일 역량을 개발하는 과정에 대상자로 선정되었고, 아마 다음 달부터 통일부에서 국내외로 교육을 들으러 갈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통일에 대한 꿈을 꾸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피스메이커로 활용되어질 수 있을까 고민하며, 앞으로 통일 관련하여서도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생기면 좋지 않을까 소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