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학교에 자기소개서를 낸 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자기소개서에 한동대학교에 입학하면 들어가고 싶은 전공과 동아리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연기와 영화에 관심이 있었기에 한동대학교 연극 동아리인 '꾼들'을 자기소개서에 작성하였습니다. 입학하자마자 매우 떨면서 무대에서 오디션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는 학교도 처음이고 진짜 무대도 처음이라 그런지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날아온 반가운 합격 소식. 그렇게 한동대학교 생활의 시작을 꾼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1학년 1학기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뒤에서 열심히 돕는 스태프를 하겠거니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연출을 맡은 오빠가 목소리가 이 배역에 잘 맞겠다고 하시면서 배우의 명단에 제 이름을 올려주었습니다. 배우 명단에 있는 제 이름을 보는 순간 얼마나 새롭고 신기하고 설레던지,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연극의 '연'자도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꾼들에 뼈를 묻겠다고 다짐하고 하루에 5시간씩 연습하며 기나긴 여정을 걷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힘든 점도 많았습니다. '내일 퀴즈 있는데', '내일 시험인데'하면서 연습 중간중간 틈틈이 공부하며 나아갔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어떻게 보면 꾼들은 정말 연습량이 많은 동아리라 학점이 잘 안 나오면 핑계대기 딱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부끄러움을 면하기 위해 공강시간에 오석관에 가서 그날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고 과제는 미리미리 하며 나아갔습니다. 아마 저의 한동 생활동안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한 학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동아리와 학업을 모두 잡으려 노력했습니다. 13주차 공연 시작! 그 동안 열심히 연습했던 노고를 관객 앞에서 보여줄 시간이 왔습니다. 함께 연습해온 배우들과 연출, 그리고 뒤에서 열심히 연극이 세워질 수 있도록 노력한 기획팀과 무대팀은 함께 무대 앞 뒤에서 설레임을 즐기며 관객을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되어 조명은 켜졌습니다. 깜깜한 무대 위에서 한 줄기 빛만이 저의 존재를 알리는 그 순간, 관객과 그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며 서로의 열정을 주고 받았습니다. 제가 신나면 관객도 신났고 제가 안타까워하면 관객도 안타까워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며 그렇게 공연은 끝나고, 어느새 마지막 공연도 끝나게 되었습니다. 공연은 할 때마다 떨리지만 무대에 서는 그 순간은 저는 이 세상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제 인생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이 연극이라는 작은 삶 속의 주인공도 '나'였던 것입니다. 비록 이 주인공은 제 자신이 아니지만 무대 위에서는 저는 다른 부모님께 태어났으며 다른 음식을 좋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은 죽어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연극에서는 죽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또한 쉽게 고백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연극에서는 사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연극을 하는 그 순간은 제 평생의 삶 속에 귀중한 보석처럼 빛나며 존재할 것입니다.
삶에 보석을 선물하고 싶다면 연극을 해보길 추천합니다. 연극은 작은 삶입니다. 주인공의 인생을 1시간동안 살며 그 마음을 이해하고 그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를 할 때도 그 주인공과 하나가 되어야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 이 옷을 입어야지, 이 때 이 곳은 이렇게 배치해야지 하는 생각은 주인공이 아니면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연극을 위해 주변 상점을 다니며 스폰서를 구하는 일 또한 매력적입니다. 대학생의 열정을 귀하게 봐주시는 어르신들 덕분에 꾼들의 연극은 올라갈 수 있었으며 그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값진 선물과 뜨거운 열정을 얻게 됩니다. 많이 소심했던 제가 연극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다양한 사람들을 품을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합니다. 아울러 더욱 소통하는 법을 몸소 배우고 느끼게 되어 좋았습니다. 그렇게 꾼들은 제 삶 속에 큰 선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