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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 접어드는 늦가을의 길목에서 한동대 97학번 졸업생, 대구 KBS 이형일 PD와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형일 동문과의 만남 속에서 끊이지 않았던 주제, ‘소통’. 그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에도 ‘소통’이라는 주제를 절대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가 그토록 ‘소통’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안녕하세요, 한동인 여러분!
안녕하세요? 78년도 서울에 태어나서 평생 서울에서 살 줄 알았다가 지방에 눌러앉은 이형일PD라고 합니다. (웃음)


아무리 자기 능력이 뛰어나도 모든 일에서 초반에 한 3년간은 고생해요.
그래서 이 일이 자신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잘 몰라요. 왜냐면 자신이 이 일에 익숙하지 못해서 능력을 발휘 못하는 건지, 실제로 자신이 그 분야에 능력이 없는 건지 처음부터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어느 분야를 가든지 누구든 한 1, 2년은 버티고 나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도 첫 번째 다큐멘터리를 하고 나서야, ‘아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또한 ‘아 나도 쓸모가 있구나, 나도 할 수 있는 녀석이구나’라는 걸 처음 느낀 거죠. 사회생활에서 이걸 처음 느꼈다는 의미는 ‘아 내가 어느 회사에서 돈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구나’라는 거죠. 그 전에는 학생이었거나 아마추어로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이뤄가는 자기만족의 순간들이었지만, 사회에서는 자기만족만으로는 될 수 없잖아요. 타인을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일을 프로로서 처음 해낸 거라고 느꼈거든요. 그 이후에 ‘아! 나 PD해도 될 녀석이다’라고 느꼈어요.

저는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 대부분이 ‘소통’이라는 주제를 안고 가요.
처음에 제가 만든 다큐멘터리 제목이 ‘동화방정식’이었어요.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유익이 되는가’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저는 거기서도 ‘소통’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아이가 혼자서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엄마와 아빠가 읽어주면서 서로 소통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거에요. 사람과 사람의 소통, 사회와 사람과의 소통, 기득권자와 기층민중의 소통, 문화와 사람간의 소통 등에 대한 거죠.
사람들이 서로를 오해하고 있을 때 그로 인해 서로 간에 막혀있는 담들이 참 많아요. 저는 그것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렇게 뚫릴 수 있을 거다, 소통될 수 있을 거다’ 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어느 곳에서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연결점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제가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해줄 수는 없지만, ‘당신이 생각만 바꾸면 당신이 전혀 관련 없을 것 같은 그 세상과 당신은 연결되어 있고, 당신이 무시하고 싶은, 싫은 그 대상과도 당신은 지금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상은 그런 겁니다. 연결된 것과의 소통 안에서 당신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라는 얘기들을 하고 싶었던 거에요. 그러한 내용을 담은 것이 제가 제일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들이었기에 지금까지 계속 만들어 왔어요.

인생은 기다리는 거에요.
조급해하지 말아요. 빠른 건 아무 의미 없어요. 빠르게 얻어낸 것들은 그냥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가진 거고, 남들보다 조금 더 간 것뿐이에요. 그런데 기다려서 얻은 것은 정말 ‘내 것’이에요. 그러니까, 빨리 가려고 하지 마시고, 기다리세요. 물론, 수동적으로 기다리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무엇인가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기다리고 있어야죠. 그 무엇인가가 자신한테 어떤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준비하면서 기다리세요. 인생은 제가 생각할 때, 정말 기다리는 거에요.


그리고 무엇인가를 할 때는 우선 자기가 뭘 얻어야 될지 아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대부분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르고 졸업하는 경우가 대다수 인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뭘 해야 되는지 자꾸 밖에서 찾지만, 실은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서 내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알아야 돼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나면 그 다음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모르는 게 제일 큰 어려움인 거에요. 자신을 스스로 모르니깐 무슨 일을 하든 맘에 안 들어요. 맘에 안 드는 것 뿐만 아니라 이 일이 맞는 건지 조차 모르는 거죠. 대학 졸업하기 전에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4학년때까지 해도되요. 조급해 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조급한 마음으로 가다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가진 것은 ‘내것’이 아니에요. 왜냐면, 그 사람은 그걸 누릴 줄 모르거든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나서야 얻은 것을 누릴 수도 있는 거에요.

한동대는 내가 믿는 것과 배우는 것이 하나인 곳이죠.
한동대는 둘 사이의 간격을 굉장히 좁히려고 노력하는 곳이에요. 왜 ‘소통’이 저의 키워드겠어요? 저는 이 세상을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고 믿어요.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죄를 짓기 전 상태로, 모두가 연결된 상태로 놓고 싶으실 거에요. 그래서 저는 배운 것을 믿음대로 하고 있어요. ‘소통’으로 모두가 연결되길 바라기 때문에 ‘소통’이 저의 키워드인거죠. ‘내가 믿는 것’과 ‘배운 것’을 하나로 가르치는 곳이 한동대에요. 그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가르치는 것은 한동대밖에 없었어요. ‘믿는 것은 교회에서, 배운 것은 직장에서’ 이런 것이 아니라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한동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동대는 여러분들에게 여러분이 믿는 대로 배우게 하고, 말하게 하고, 표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곳이에요. 그러니깐, 한동에서 열심히 배우고 사회에 나가 자신감 있게 활동하시길 바랍니다.

이형일 동문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주옥 같이 귀한 이야기들로 전해졌는데요. 한동에서 배운 것을 믿음 대로 행하고 있는 그는 ‘소통’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소통이 고픈 이형일 동문! 앞으로도 세상을 연결해주는 ‘소통’의 고리가 되어주길 진심으로 기도하고 기대합니다.

한동아카이브
글_김민서(12) | 영상_황다예(11) | 디자인_김진경(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