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전국자원봉사대축제에서 우리 학교의 Giving Tree가 1200여개의 참가팀 중에 은상을 수상했다. ‘진정한 나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Giving Tree의 리더인 류주형 학생을 만나서 Giving Tree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포항외국인지원센터에 헌옷 기증식  
 
저희는 주로 헌옷과 헌책들을 모아서 판매한 수익금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일도 하고 있구요, 외부에도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나누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가을 축제에는 총학과 연계해 벼룩시장을 개최해 ‘Make a wish 재단’에 기부해서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에 함께 할 계획입니다.

Giving Tree 는 “누구나 살 수 있는 가격에 판다”는 철학으로 운영됩니다. 옷은 2천원, 전공책은 5천원 그리고 일반적인 책들은 3천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팔면 별로 돈이 안 될 것 같지만, 싼 값에 물건을 산 구매자가 누리는 이익도 우리의 이익으로 생각한다면 아깝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기부를 ‘필요 없는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작은 것을 선물하는 기분’으로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헌 옷 한 벌, 헌 책 한 권이 작아 보이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큰 선물이 될 수 도 있거든요. 그리고, ‘봉사’는 보람되고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 보람의 이면에는 힘든 시간을 감내해야 함을 알고 기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는 마음자세가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Giving Tree를 처음 시작하고서 조금씩 돈이 쌓여가는 걸 보면서 흐뭇해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내 부끄러워졌습니다. 우리의 통장은 차곡차곡 쌓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있는 건데 돈이 계속 쌓이고만 있다는 건 도움 줄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거든요.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았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직접 나서서 도움을 요구할 수 없기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찾아서 도와야 한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
중고서점에서 기증 도서 정리 중  
 
Giving Tree를 찾은 손님들이 원하는 물건을 사서 즐거워할 때, 특히 우리와 기후가 다른 곳에서 왔거나 재정적으로 빠듯한 생활을 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Giving Tree에서 꼭 필요한 옷과 전공책을 구하고는 기쁜 표정으로 문을 나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모여진 헌 옷가지들을 정리할 때면, ‘이것들로 이번에는 우리가 누구를 도울 수 있을까?’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한달에 한번씩 POSTECH 교수아파트 부녀회에서 모아주시는 헌 옷을 수집하러 갈 때가 있는데, 개인 차도 없고, 주위에 큰 차를 가진 친구도 없어서 용달차를 빌려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은 운전하시는 분께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더니, “그럼 나도 좋은 일 한번 하자.”며 용달비로 드렸던 5만원에서 만원을 웃으면서 뚝 떼어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Giving Tree의 첫 현금기부자가 되신 거지요. 우리가 하는 일이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 같아서 흐뭇했습니다.

 
저희는 이 활동을 하면서, 항상 우리의 도움을 받게 될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어떤 도움이 필요할 지,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혹 우리가 도울 수 없다면, 누가 할 수 있을지... 세상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는 상황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가진 작은 것 중에는 누군가에게 반드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Giving Tree멤버와 사회봉사자들이 함께
   
* Giving Tree 기부문의 - 내선 1179(054-260-1179), 대표 류주형 010-2720-5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