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초 남태평양의 섬나라 사모아에서
유엔 아카데믹 임팩트(UNAI)와 한동대가 주최한 사모아 포럼이 개최됐다. 소도서국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 에너지와 물 그리고 지속가능 개발에 관한 포럼이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올라가고 있고, 청정지역인 섬나라가 개발되면서 에너지와 물이 그 나라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그의 필생의 역작 `역사의 연구`에서 `도전과 응전`이라는 문명사관을 제시했다.
즉 인류 문명은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자원이 아니라 현존하는 위협과 역경을 극복하려는 노력에 의해 탄생했다는 것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도 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최빈국이다. 그럼에도 에너지 집약산업인 중공업, 화학공업, 철강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했다. 이를 통해 생산한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수출해 국가 경제규모를 확대해왔다. 가혹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맞서 대항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에너지 가격은 크게 올랐으며, 화석연료의 부산물인 탄소는 기후변화 주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또 다면화된 국제정세에 의해 돈을 주고도 필요한 에너지를 구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에너지 위기 도래는 시간문제이며 적절한 전략과 함께 새로운 대응이 필요한 때이다.
지난 10월 초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는 부카레스트(Bucharest) 포럼 2014가 개최되었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실크로드의 관문 역할을 하려는 루마니아가 정치ㆍ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개최하는 이 포럼의 올해 주제 중 하나는, 유럽의 `에너지 안보`였다.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러시아에 가해진 경제제재 조치에 맞서 러시아는 유럽으로 공급되는 가스관을 차단하겠다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 가히 에너지가 무기가 된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의 풍부한 자원에 의존하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소홀하던 동유럽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 개발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일본과 중국 그리고 한국의 기술과 정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9월 초 남태평양의 섬나라 사모아에서 유엔 아카데믹 임팩트(UNAI)와 한동대가 주최한 사모아 포럼이 개최됐다. 소도서국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 에너지와 물 그리고 지속가능 개발에 관한 포럼이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올라가고 있고, 청정지역인 섬나라가 개발되면서 에너지와 물이 그 나라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북대서양의 작은 섬나라 아루바는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 구축을 위해 우리를 포함한 에너지 선진국의 진출을 고대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부와 대부분의 싱크탱크에서는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도 관련 정보를 입수하고 민관이 함께 전략적 참여를 한다면 제3세계 원조와 더불어 제2의 경제 도약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에너지공학을 수강하는 기계공학도들에게 전공지식 이외에 에너지 절약과 환경 파괴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관심과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다음 학기에는 에너지 관련 국제기구를 조사하고, 그들이 가진 비전과 정책을 고찰하는 과제를 부과해야 하겠다.
이제 우리 젊은이들이 리더로서의 식견과 책임자로서의 자세를 갖춰야 할 때이다. 세월호 참사 책임을 대통령과 현 정부에만 추궁할 수 없는 것처럼 10년, 20년 후 에너지 위기와 분쟁의 해결책을 그 당시 산업부 장관과 정부의 에너지 부서에만 맡겨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에도 정부와 민간기업 그리고 온 국민이 힘을 합쳐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처럼 학계와 민간기업, 정부가 지혜를 모아 응전한다면 필연적으로 닥칠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를 대한민국이 새롭게 발전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정진택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ㆍ조지워싱턴대 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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