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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권 이사장 개발 ‘MCP × 원종 3’, 세렝게주 농가 비교재배서 조생성 확인…같은 밭 중국산 수입종은 종실 못 맺어
- 시험포 증수 이어 실제 영농 현장서 현지 적응성 확인…헥타르당 알곡 8~10톤·사일리지 30톤 이상 기대
- 겨울철 사료난·조드(Dzud) 피해 완화 기대…캐시미어 산업 회복과 농가 소득 증대에도 보탬 전망
![[사진1] 몽골 세렝게주 농가 비교재배 결과, 신개발 하이브리드 옥수수 ‘MCP × 원종 3’(왼쪽)은 알곡이 정상적으로 여문 반면, 함께 재배한 중국산 수입 하이브리드 옥수수(오른쪽)는 종실이 전혀 맺히지 않았다.](/dcp/editor/images/%EC%8D%B8%EB%84%A4%EC%9D%BC1(4).jpg)
[사진1] 몽골 세렝게주 농가 비교재배 결과, 신개발 하이브리드 옥수수 ‘MCP × 원종 3’(왼쪽)은 알곡이 정상적으로 여문 반면, 함께 재배한 중국산 수입 하이브리드 옥수수(오른쪽)는 종실이 전혀 맺히지 않았다.
한동대학교(총장 박성진) 석좌교수를 지낸 국제옥수수재단(ICF) 김순권 이사장이 2004년부터 몽골 현지에서 이어온 옥수수 육종 연구가 23년 만에 결실을 맺고 있다. 재단이 개발한 몽골 최초의 하이브리드 옥수수 ‘MCP × 원종 3’이 올해 몽골의 실제 농가 밭에서 알곡까지 제대로 여문 것이다. 같은 밭에서 함께 기른 중국산 수입 옥수수가 알곡을 맺지 못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비교재배는 몽골의 주요 농업지역인 세렝게(Selenge)주에서 중국산 하이브리드 종자로 약 25헥타르를 재배해 사일리지를 생산·판매하는 농업회사의 밭에서 이뤄졌다. 이곳에서 ‘MCP × 원종 3’은 일찍 이삭을 맺는 조생성을 보이며 알곡까지 정상적으로 성숙했지만, 중국산 하이브리드는 이삭에 종실이 하나도 맺히지 않았다. 여름이 짧고 추위가 일찍 찾아오는 몽골에서는 단순히 잘 자라는 것보다 짧은 생육기간 안에 알곡을 완성하는 조생성과 현지 적응성이 관건이라는 점을 실제 영농 현장에서 확인한 셈이다.
‘MCP × 원종 3’은 오랜 현지 육종이 단계적으로 쌓인 결과물이다. ‘옥수수 박사’로 불리는 김 이사장은 2004년 몽골 다르항 지역의 국책 농업연구기관 PSARI와 공동연구를 시작해, 짧은 재배기간과 저온·건조한 기후에 적응하는 옥수수를 육종·선발해 왔다. 그 첫 결실인 방임수분종 ‘MCP(Mongolia Corn Population)’는 2022년 몽골 최초의 옥수수 품종으로 등록됐다. 연구팀은 MCP를 모본으로 1대 잡종(F1) ‘MCP × 원종 3’을 만들어 시험포에서 기존 MCP보다 알곡 수량을 약 30%, 식물체 수량을 약 20% 늘렸고, 올해는 실제 농가 재배로 검증 범위를 넓혔다.
‘MCP × 원종 3’은 쓰임새도 넓다. 식물체 전체는 가축용 조사료와 사일리지로, 여문 알곡은 농후사료와 식량으로 쓸 수 있는 사료·식량 겸용 품종이다. 재단은 퇴비·비료 관리와 관개, 제초 등 재배 조건이 잘 갖춰지면 헥타르(약 3,000평)당 알곡 8~10톤, 사일리지 30톤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추가 현지 시험으로 이를 검증할 계획이다.
![[사진2] 아칸 몽골옥수수협회 대외협력이사, 고재형 ICF 몽골지부장, 다르칸바야르 몽골옥수수협회 이사·농민, 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왼쪽부터)이 수확을 앞둔 몽골 옥수수밭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dcp/editor/images/%EC%8D%B8%EB%84%A4%EC%9D%BC2(4).jpg)
[사진2] 아칸 몽골옥수수협회 대외협력이사, 고재형 ICF 몽골지부장, 다르칸바야르 몽골옥수수협회 이사·농민, 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왼쪽부터)이 수확을 앞둔 몽골 옥수수밭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같은 생산성이 확보되면 몽골 축산업의 고질적인 겨울철 사료 부족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몽골에서는 혹한과 폭설이 겹치는 기후재난 ‘조드(Dzud)’로 방목 가축이 대규모로 폐사하며, 2023~24년 겨울에만 940만 마리 이상이 폐사했다. 여름에 기른 옥수수를 사일리지로 저장해 겨울에 공급하는 체계가 자리 잡으면 조드 피해를 줄이고, 염소 사육에 기반한 캐시미어 산업의 회복과 농가 소득 증대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재단은 몽골이 이 종자를 직접 생산해 농가에 공급하는 산업 기반을 만드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몽골 현지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몽골옥수수협회 초카 회장과 아칸 대외협력이사는 “새 하이브리드 종자를 몽골에서 직접 생산해 수입종자 의존도를 낮추고, 농업과 축산업이 스스로 설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재단은 한국의 ODA 사업, 몽골 정부의 농축산 발전사업과 연계해 현지 종자생산 체계를 갖추고 재배면적을 단계적으로 넓히는 방안을 희망하고 있으며, 최근 몽골 농업부 정책기획 관계자와 PSARI 연구소장을 만나 협력 필요성을 논의했다.
김순권 이사장은 “2004년 몽골에서 현지 적응형 옥수수 육종을 시작한 뒤 23년 동안 연구를 이어왔고, 이번 농가 재배를 통해 생육기간이 짧고 춥고 건조한 몽골에서도 알곡을 제대로 맺고 여무는 하이브리드 옥수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몽골에서 종자를 직접 생산해 농가에 보급하고 사일리지 생산을 늘려간다면 겨울철 사료 부족과 조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축산농가와 캐시미어 생산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수입종자를 대체해 몽골 농촌경제가 자립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